원아시아파트너스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영풍 vs 고려아연, 법적 분쟁 확대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영풍·고려아연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고려아연 측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 파트너스를 고소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영풍은 최 회장과 노진수 전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영풍은 수상한 경영 행보가 있었을 당시 의사결정에 중심이었다며 이들을 고소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트 투자로 인한 511억원 상당 손해 발생 △이그니오홀딩스 투자로 인한 손해 발생 △최윤범 회장 인척 운영 씨에스디자인그룹 인테리어 계약 체결로 인한 손해 발생 등 의혹을 제기했다.
영풍은 지난 13일 고려아연 회계장부 및 서류 등에 대한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인용 결정을 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형사 고소·고발 조치를 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영풍·고려아연 여론전이 확대하면서 선제적으로 고소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고려아연은 8회에 걸쳐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하바나 제1호, 저스티스 제1호 등 8개 사모펀드에 약 604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하바나 제1호와 저스티스 제1호는 돌연 청산됐으며, 청산되지는 않았으나 손실이 발생한 사모펀드를 합하면 약 366억원"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법인 페달포인트홀딩스를 통해 완전자본잠식 상태 이그니오홀딩스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총 5800억원에 인수했다. 확정된 재무 수치를 토대로 매출액이 29억원에 해당하는 회사를 6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인수했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은 투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윤범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됐다"라며 "불공정거래행위가 인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과징금을 부담하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관여 의혹도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건은 한 시민단체 고발장을 받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가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으로 지모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를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상태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양측의 고소·고발전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박영민·배상윤 대표가 구속된 상황에서 중대 결정을 내렸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또한 고려아연은 지난 20일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사외이사 3명, MBK 파트너스와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을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김용식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최윤범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나서며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영풍은 최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오는 27일 첫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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