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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복 입은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MBK에 넘어가면 수천억 기술 유출"
입력: 2024.09.24 12:39 / 수정: 2024.09.24 12:39

영풍·MBK 공개매수 반발…"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

고려아연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고려아연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제중 부회장이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과 관련해 "핵심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이번 싸움에서) 분명히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 다목적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회장은 보통 전문 경영인이 아니다. 본업은 변호사로 모든 것을 갖췄다. 조금만 지켜봐 달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9일 '고려아연과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고려아연은 끊임없이 미래를 생각하는 임직원의 열정과 혼신의 힘으로 돌아가는 회사다. 온 힘을 다해 저지하고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1984년 고려아연에 공채로 입사해 온산제련소장과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형광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행사장을 찾아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그는 "비철금속은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없어서는 안 될 기간산업이다. 수십 년간 연구한 엔지니어, 연구원, 현장 근로자 노력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수합병(M&A) 시도를 투기 자본의 약탈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MBK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과 미래, 우리나라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돈뿐이다.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영풍이 경영을 실패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에 폐기물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북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로 인해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점을 언급했다.

그는 "영풍 장형진 고문은 그동안 석포제련소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카드뮴 등 유해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다. 모든 책임은 영풍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장 고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투기자본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MBK 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하면 어떻게 되겠나.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과 자원순환 사업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 이제중 부회장이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과 관련해 핵심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이번 싸움에서) 분명히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새롬 기자
고려아연 이제중 부회장이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과 관련해 "핵심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 (이번 싸움에서) 분명히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새롬 기자

그러면서 "우리의 기술과 노하후, 50년 역사가 저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우리의 절박한 호소를 들어달라"고 울먹였다.

뒤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영풍·MBK 측이 제기한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의무 위반 등 의혹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는 단순 재무투자다. 당시 현금이 많았다. 2조5000억원으로 기억하는데 일부가 원아시아로 갔다. 이그니오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다. 이그니오는 폐자재를 전처리하는 것이다. 직접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여도 했다"라고 강조했다.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부터 갈등이 시작됐다는 영풍·MBK 측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이 부회장은 "4~5년 전 영풍 측이 폐기물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통해 해결하려던 것을 최윤범 회장이 막자 갈등이 시작됐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할 수 없다. 이것은 배임이고 국가적 재앙이고 범죄 행위다. 이걸 막은 것이 최윤범 회장이다. 장형진 고문을 창업자 자제로서 존경한다. 그러나 최 회장 취임으로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은 장 고문 생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MBK 파트너스 측에 경영권이 넘어가면 경쟁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핵심 기술이 유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려아연에는 팔아먹을 만한 기술이 많다. 몇천억짜리도 있다. 공정마다 기술이 다 있다. 투기자 눈으로 보면 팔아먹기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풍은 지난 12일 MBK 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맺고 고려아연 지분 절반+1주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했다. 영풍·MBK 측은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약 7~14.61%를 주당 66만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은 대항 공개매수 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한화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 우군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전후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영풍·MBK 측은 이날 "일각에서는 우리가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될 것 같이 호도한다. 이익에만 집중해 제품 품질을 저하할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 협력 업체들과의 관계도 중단될 것으로 넘겨짚는 것"이라고 밝혔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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