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BCG·PWC에 컨설팅 의뢰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잠정 중단 이후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DB산업은행이 난항을 겪었던 KDB생명의 매각을 포기하고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자회사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을 잠정 중단 이후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아픈 손가락'이라고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KDB생명의 매각 추진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지정하며 5수 끝에 매각이 성사되는 듯했지만, 실사 과정을 넘지 못하고 좌초되기도 했다.
그동안 KDB생명 매각의 발목을 잡아온 것은 취약한 건전성이다.
올해 KDB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70억1457만원으로, 전년 동기(626억원) 대비 88% 급감했다. 올해 투자손익에서 83억원 적자를 낸 영향이다.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KDB생명 매각은 산은의 대규모 자금 수혈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더팩트 DB |
업계에서는 KDB생명의 매각가가 3000억원~4000억원인 반면 인수 후 정상화를 위해 들어가야 하는 자금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DB생명은 2024년 1분기 말 기준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1조2840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994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129.2%로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에 한참 미달한다.
이에 산업은행은 지난 6월 299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충자금 중 후순위채 상환을 활용한 990억원을 제외하곤 2000억원가량이 순수한 증자 효과를 냈다.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자 산업은행은 자회사 편입도 검토 중이다.
최근 KDB생명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삼일PWC에 자회사 편입 관련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했다. BCG와 PWC는 두 달여간 KDB생명의 재무 상태, 조직 구조, 영업 현황 등 생명보험업의 중장기 미래와 관련한 KDB생명의 현재 상황과 중장기 포지션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KDB생명은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부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맡기고 여러 차례 경영 진단을 받아왔다"며 "이번 자문은 재매각 추진 보다는 산업은행 자회사 편입 검토 과정을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과 관련해 매각 재추진, 자회사 편입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