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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실적 양극화 뚜렷...중소형사 부진 이유는?
입력: 2024.08.29 16:43 / 수정: 2024.08.29 16:43

올해 상반기 대형사 호실적
중소형사는 적자 전환한 곳도 있어


부동산 PF 여파로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 중소형사들의 실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더팩트 DB
부동산 PF 여파로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 중소형사들의 실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국내 증권업계의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된 가운데 대형사는 호실적을 낸 반면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성적표를 갈라놓은 이유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지목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사 9곳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대부분 크게 개선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4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0% 늘어난 실적을 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3.5%, 64.9% 급증한 7752억원, 7109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457억원, 당기순이익 422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5% 증가했다. 삼성증권 또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3.8%, 26.4% 늘어난 6708억원, 5110억원을 시현했다.

KB증권도 영업이익 4697억원, 당기순이익 3795억원을 기록해 각각 2.5%, 50.4% 늘었다. 하나증권 역시 전년 대비 282.4% 증가한 실적을 냈다.

메리츠증권은 당기순이익 3699억원을 달성하며 2018년 1분기부터 26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2072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개선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움증권도 당기순이익 면에서 12.0% 개선된 실적을 시현했다.

대형사가 실적을 잘 낸 배경으로는 IB 부문 실적 회복과 견고한 WM 부문 실적으로 여겨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나올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반면,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지 않는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적자 전환한 곳이 있는 등 한참 부진한 실적을 냈다.

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쪼그라들었다. iM증권은 상반기에만 순손실 814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또한 현대차증권(-42.4%), BNK투자증권(-61.8%), IBK투자증권(-27.4%) 등도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다올투자증권도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 217억원, 영업손실 32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적자를 지속했다. SK증권도 535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대형사들과 중소형사들의 실적 양극화가 나타난 이유는 부동산 PF 영향이 컸다. 대형사들은 주식 시장 개선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수혜를 입는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여력이 있던 반면, 중소형사들은 IB 사업에 집중된 경향이 있어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 리스크에 따른 충당금 적립과 IB 부문 수익 감소로 타격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하게 가져간 대형사들은 부동산 PF의 타격을 덜 받은 반면, 중소형사 가운데 부동산 PF 의존도가 높은 곳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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