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노동자 등 조선노연, 호황기 '공정 분배' 요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한화오션 노조) 등이 참여한 조선노연은 28일 '2024년 조선노연 1차 공동 경고 파업'을 진행한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 노동자들이 사측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공정한 분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28일 공동 파업을 벌인다. 호황기를 맞아 순항하던 조선업계가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한화오션 노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등이 참여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이날 '2024년 조선노연 1차 공동 경고 파업'을 진행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대우조선지회는 오후 12시 20분 교섭 보고대회를 진행하며 4시간 파업을 벌인다.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는 파업을 진행하지 않고, 천막 농성 등 현장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다른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3시간 30분 파업을 진행한다. 현대미포조선노조는 조정신청 중이다. 조선 3사 외에도 케이조선지회가 5시간 파업, HSG성동조선지회는 2시간 파업을 벌인다. HJ중공업지회는 파업권이 없다.
각 업체 노동자는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이 수용할 수 있는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고 책임을 노동자에 돌리고 있다며 경고 파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각 단체는 파업 후 단위 사업장별로 내부에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조선업계 노동자들이 강경하게 나선 배경으로는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점이 꼽힌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536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433억원, 삼성중공업은 208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성과급 차원에서 지급하기로 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두고 노사가 충돌하고 있다. /한화오션 |
상반기 3개 회사 합산 영업이익은 7885억원으로 전년 동기 911억원과 비교하면 호실적을 거뒀다. 노동자들은 호황기를 맞아 호실적을 거둔 만큼 공정한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 주력인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과 '정년 연장'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동자들은 조선업계 인력 고령화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년 후 계약직 채용' 제도가 실시되고 있으나 노동자들은 정년 연장으로 적정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점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성과급 차원에서 지급하기로 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두고 노사가 충돌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합의 없이 일부 공정을 외주화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이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한 것도 갈등 격화 원인이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특수선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방위산업 노동자는 파업이 금지되는데 파업에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삼성중공업은 사측이 제출한 제시안이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파업 규모만큼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년 연장은 여러 제도가 연계된 복잡한 문제로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라며 "파업으로 라인이 멈추지는 않겠지만, 참여 규모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선노연은 "조선노연은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 28일 경고 파업 이후에도 사측과 교섭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이후에도 사측에서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9월 4일 울산에서, 9일 거제에서 조선소 노동자가 모여 금속노조-조선노연 공동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