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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폭염에 삼성·LG전자, 에어컨 재고 없다
입력: 2024.08.21 18:11 / 수정: 2024.08.21 18:11

40도 폭염 기록했던 2018년 판매량 넘길지도
폭우 뒤에도 습기 가득한 열대야 지속 전망


삼성전자 매장에 무풍 에어컨이 전시돼 있다. /오승혁 기자
삼성전자 매장에 무풍 에어컨이 전시돼 있다. /오승혁 기자

[더팩트ㅣ오승혁 기자] 끝 모를 폭염에 에어컨 판매량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21일 태풍 '종다리'가 남긴 폭우 구름으로 인해 전국 각지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종다리는 예상에 비해 빠르게 힘을 잃었지만, 태풍이 남긴 비구름이 내륙으로 유입돼 이날 오전 6시 수도권 일대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서울, 경기, 충남, 강원 등의 지역에서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중부 지방에는 최대 80mm의 비가 더 내린다고 예보가 있으며, 절기상으로 더위가 꺾인다는 '처서'인 내일도 새 비구름이 몰려와 최대 60mm의 강수가 더 내릴 전망이다. 폭우에도 불구하고, 기온 하락 없이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무더위가 계속되는 동시에 습기도 상승해 8월 말에도 한 여름 날씨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짧으면 5일, 길면 10일까지 열대야가 이어져 오늘로 31일째인 열대야가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 같다는 전망도 등장한다. 서울에서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1994년으로 당시 36일의 열대야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런 역대급 폭염을 통해 올해 하절기 에어컨 판매량이 40대 기온을 기록해 역대 최악의 여름으로 손꼽혔던 지난 2018년의 기록을 넘길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과 일반 무풍에어컨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5%, 10% 늘었다. 지난달 판매된 에어컨 중 80%는 무풍에어컨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바람을 맞지 않고도 공간이 시원해지는 무풍 기능과 절전을 돕는 AI 기능이 적용된 신제품이 폭염과 함께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고 본다.

LG전자 가전 대리점에 출고 예정인 에어컨 제품이 쌓여 있다. /오승혁 기자
LG전자 가전 대리점에 출고 예정인 에어컨 제품이 쌓여 있다. /오승혁 기자

LG전자는 올 여름 에어컨 판매량에 대한 별도의 집계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판매 현장에서의 반응이 뜨겁다며 역대급 판매 실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역대급 폭염이 시작된 뒤에 온오프라인 판매 현장에서 에어컨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여름 한 철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습 등의 기능을 강화해 1년 내내 사용하는 가전으로 에어컨을 진화시키고 소비자 인식 변화에 나선 만큼, 긴 여름이 끝난 후에도 에어컨 구매가 이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가전 매장에서 만난 복수의 삼성전자, LG전자 판매 관계자들은 "'에어컨 좀 그만 팔아도 좋겠다'는 농담 섞인 말이 나올 정도로 에어컨이 많이 팔렸다"며 "예년 같았으면 에어컨 구매 문의가 진작 끝났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폭염과 함께 9월 중순인 추석 전까지도 더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만큼 고객들의 에어컨 제품 문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의 신형 모델을 제외하면 에어컨의 재고가 부족한 상태라 구매를 희망해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한 가전 대리점 관계자도 "6평 내외의 공간에 설치하는 벽걸이 에어컨 외에는 상업용과 가정용 스탠드 에어컨 제품은 모두 재고가 없는 상태"라며 "역대급 폭염 덕에 장사가 잘 돼 매장 안에 제품을 진열할 수 없고, 설치 예정인 공간에 맞는 제품의 재고 보유 여부를 물류 센터에 확인한 뒤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에어컨 추가 생산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바로 생산에 돌입해도 제품은 무더위가 종결된 가을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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