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일요일·공휴일에도 택배 운송, 기사 주5일제 도입
신세계·롯데온 등 협력사 물류 경쟁력 성장…소비자 선택 폭↑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7일 배송, 택배 기사의 주5일 근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신세계, 롯데온 등 협력 이커머스 업체들의 서비스 경쟁력이 강화될 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CJ대한통운 택배터미널 /남용희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택배를 배송하는 '주7일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쿠팡이 먼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한 일요일 배송 서비스를 CJ대한통운이 도입하면서 이 회사와 손을 잡은 신세계 등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력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가칭)'는 오는 10월쯤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질 예정이다. 이 회사는 택배 기사들의 주5일제 근무 체계도 함께 논의하면서 대리점, 택배기사, 전국택배노동조합 등 사업 이해관계자들과 발빠르게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7일 배송 서비스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쿠팡과 컬리 등 일부 이커머스 업체의 특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이 예고한 '매일 오네'는 물류 시스템이 없는 업체들에 배송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커머스 업계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대한통운 주7일 배송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 업체는 신세계와 롯데온, 알리익스프레스 등 협력사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 6월 초 CJ그룹과 계열사 간 물류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마켓 배송 서비스와 SSG닷컴이 보유한 자체 물류센터까지 CJ대한통운이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신세계 측이 CJ대한통운과의 협업 이유로 익일배송 등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만큼 주7일 배송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 상승은 CJ대한통운 성장과도 직결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 연간 배송물량은 5000만~5500만 건으로 추정되고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을 활용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신세계와의 협업으로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 도입을 선언하면서 업계 2위로 올라온 쿠팡로지스틱스와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팩트 DB |
물류 사업에서는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과 뒤를 쫓는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 2021년 택배 운송사업을 시작한 후 3년여 만에 업계 2위로 도약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로지스틱스 시장점유율은 2022년 말 12.7%에서 지난해 8월 기준 24.1%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대한통운 점유율은 40%에서 33.6%로 감소했다.
쿠팡로지스틱스 성장 배경으로는 모기업 쿠팡 물량에 더해 기타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주7일 배송 물량까지 소화했다는 점이 꼽힌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이 점유율을 다시 회복할 방안으로 꼽히는 이유가 이것이다. CJ대한통운과 거래하는 이커머스 업체에도 편리한 쇼핑 환경이 제공돼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택배 기사들의 주5일 근무제도도 함께 실시한다. 통상 주6일 근무로 운영되는 택배 업무에 주5일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쿠팡로지스틱스 역시 지난 13일 내년부터 야간택배 기사들에게 격주 주5일제를 도입하고 주간 기사는 의무 휴무제(반기 최소 1회 이상, 연 2회 이상 휴무)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CJ대한통운 주7일 배송과 택배 기사 주5일 근무 결정이 롯데택배, 한진택배 등 국내 택배 업계로 확산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업계는 선두 기업의 서비스 운영을 지켜본 뒤 서서히 논의해 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요일에 관계없는 배송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과 주5일 근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시작하면 소비자들의 편의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라며 "이 같은 정책이 물류 업계에 확산되면 국내 이커머스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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