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카드사 손실 분담 요구 여전
소비자 보호 확대 언급 가능성도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티메프 손절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가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티메프 손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KB국민카드는 위메프페이 신용·체크카드 신규·추가·교체 및 갱신을 중단했고 관련 신용·체크카드를 출시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카드 검색을 차단했다. 카드사들은 고객 피해 최소화를 우선으로 삼는 만큼 신규 발급을 막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카드사들의 최근 티메프 손절에도 티메프 사태 손실 분담에 대한 요구는 여전한 상황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지난 9일부터 위메프페이 신용·체크카드 신규·추가·교체 및 갱신을 중단했다. 앞서 국민카드는 지난 2021년 이 카드를 출시했다. 국민카드는 티메프 사태 이후 홈페이지 내 해당 카드 검색을 차단했으며 현재는 재발급만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계약 기간 종료에 따른 것은 아니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로 향후에도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적인 업무처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메프페이 신용·체크카드를 지난 2018년, 2020년 출시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관련 카드 검색을 차단했다. 해당 카드는 모두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간편 결제 서비스인 위메프페이에 카드를 등록해 위메프에서 결제하면 2%의 위메프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연회비도 2만원으로 동일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홈페이지에서 위메프페이 관련 검색을 막아놓은 상태로 실질적으로 신규 발급 중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발급 중단을 검토 중이다. 다만, 각 카드사들과 위메프간 제휴 계약이 남아 있어 공식 발급 중단 시기는 미정이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이처럼 카드사들이 최근 티메프 손절에 나서고 있으나 티메프 사태 손실 분담에 대한 요구는 여전하다. PG업계와 정치권에선 카드사가 판매 대금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만큼 손실 분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오는 22일에는 여전업권(카드·리스·할부·신기술사) CEO와 간담회에서 어떠한 목소리를 낼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소비자·판매자 혼란이 큰 만큼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자상거래 부실 원인과 카드사의 환불 지원 등 소비자 보호 확대를 언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에선 "여신전문금융업법상 PG사는 카드사와 하위 가맹점을 대신해 계약한 대표 가맹점이다. 원칙적으로 PG사가 환불해주는 게 맞다. 또 카드사는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카드사가 환불해 줄 경우 카드사 임직원은 배임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티메프 측이 운영 정상화를 위해 2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손실 분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회생법원 청사 내 회의실에서 개최된 회생절차 협의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투자 금액에 대해 각각 "1000억 규모로 예상한다", "티몬도 1000억에서 1000억 이상 정도"라고 답변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결제에 대한 카드사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가 지는 지급결제 위험의 책임과 부담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행 여전법 17조는 결제취소와 환불책임을 모두 1차 결제대행업체(PG사)에 두고 있으며 카드사와 2차 PG사인 티메프는 제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