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이동채 사면에 "2차전지 미래 성장 동력 마련하겠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게 되면서 그룹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에코프로그룹 측은 당장 경영에 참여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서민생계형 형사범, 경제인, 전직 주요 공직자 등 1219명에 대해 오는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을 단행하는 안을 재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주요 기업인 중에서는 이동채 전 회장과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최규옥 전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복권된 다른 기업인과 달리 이 전 회장은 유일하게 남은 형을 면제받게 됐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11일 미공개 정보로 거액의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원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대법원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없다"며 이 전 회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이 전 회장은 1년 3개월의 형기를 채운 상태에서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이번 사면은 오너 부재 위기를 겪었던 에코프로그룹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에코프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영업손실 546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렸고, 미래 경쟁력 또한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포항상공회의소는 "에코프로의 투자 대부분은 이 전 회장이 주도했다. 이 전 회장이 하루빨리 경영에 복귀해 지역 성장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우려하며 구명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에코프로그룹 측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사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에코프로 |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면을 계기로 국가 첨단 전략 사업인 2차전지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임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도 이 전 회장을 포함한 주요 기업인 사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이들의 활발한 경영 활동을 기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상수화된 지정학적 불안과 주요국의 패권 경쟁,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경제 블록화,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대외 환경이 살얼음판이 됐다"며 "기업인들이 역량을 결집해 경제에 활력을 더해달라는 국가적 요구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특사의 취지를 유념해 경제인들은 물론 기업계 전체가 경제 역동성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물리적으로 곧장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취업 제한은 형에 따라 기간, 범위 등이 결정되는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이 전 회장이 다른 업종이 아닌 그룹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그룹 측도 "취업 제한을 받지 않고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복귀 시기 등은 특정하지 않았다. 에코프로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복귀와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며 "몸을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