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사상 최초 10조원 달성
로켓배송 등 견고한 성장, 성장사업 매출도 6배 뛰어
과징금 이슈로 8분기 만에 적자전환
쿠팡이 올해 2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1 배송캠프에서 물품을 운송하고 있는 쿠팡 트럭 모습 /더팩트 DB |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쿠팡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해 2분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로켓배송 등 기존 핵심사업 실적이 견고했고 파페치, 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매출도 6배 가까이 뛰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추정치 등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이어지던 흑자 기록은 깨졌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7일(한국시간)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혁신과 투자가 지속되면서 쿠팡은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또한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70.44원)으로 전년도 기록한 7조6749억원(58억3788만달러)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매출 확대에 기여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 영향을 제외해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9조4053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났다. 김 의장은 "가장 오래된 고객 집단을 포함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를 포함한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가 전체 사업의 성장을 앞지르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김 의장은 "마켓플레이스는 13분기 연속 로켓배송 직매입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며 "판매자 수 증가세도 로켓배송 직매입보다 빠르고 한국 전체 리테일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로켓그로스 사업을 시작한 판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 전분기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사업뿐 아니라 대만·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 사업의 상승세도 가팔랐다. 성장사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8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483% 급증했다. 파페치를 제외해도 성장세는 188%에 이른다.
김 의장은 "와우 멤버십에 쿠팡이츠 무료 배달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고객 유입이 꾸준히 상승 중"이라며 "쿠팡이츠 입점 식당들의 거래량이 3개월 만에 평균 3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쿠팡이츠 성장에 입점업체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이 7일(한국시간)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모습. /더팩트 DB |
그는 대만 로켓배송·직구 사업에 대해서도 확신을 드러냈다. 쿠팡은 지난해 한국 기업의 대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적자인 파페치는 올해 연말까지 조정 에비타(EBITDA) 흑자에 근접하는 것이 목표다. 김 의장은 "현재까지 올해 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은 성장한 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PB 상품 검색순위 조작 등 혐의로 쿠팡에 부과할 과징금 추정치와 파페치로 인한 손실이 반영되면서 쿠팡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매출 대비 판관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6%p 증가했다"며 "파페치와 공정위 과징금 추정액을 제외했다면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약 1699억원(약 1억2400만달러)"이라고 밝혔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가 현금흐름 악화로 판매자 미정산·환불 지연 사태를 일으킨 가운데 쿠팡은 현금흐름과 현금성 자산에 문제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12개월 누적기준 쿠팡의 영업 현금흐름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억5000만달러 늘었다. 잉여현금흐름도 15억달러 규모로 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달러(7조5867억원)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 대비 증가했다.
아난드 CFO는 "전체 현금 잔액은 58억달러 규모로 지난해 2분기보다 22%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사업에 대한 역대급 규모 투자가 한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 분기마다 확고한 성장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