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선전에 2분기 영업익 5375억 달성
"추후 AI서 구체적인 성과 창출하겠다"
유영상 대표가 이끄는 SK텔레콤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텔레콤이 통신 사업 정체기에도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기업간거래(B2B) 사업 선전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SK텔레콤은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수익화'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6일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180억원을 소폭 웃도는 호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4조4224억원)은 2.7%, 순이익(3502억원)은 0.7% 늘었다.
SK텔레콤의 이번 호실적은 본업인 통신 시장의 성장 정체와 관련한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이뤄낸 유의미한 결과다. 실제로 SK텔레콤 외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시장 둔화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0.3% 줄어든 5539억원, 2584억원이다. KT는 오는 9일, LG유플러스는 7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B2B 사업의 성장이 꼽힌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 증가에 힘입어 2분기 매출 4342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경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5% 늘었다. 엔터프라이즈 영역 중 사물인터넷(IoT)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9%의 매출 증가를 나타냈으며, 클라우드 사업도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다.
모바일 사업도 힘을 보탰다. 2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는 1623만명을 기록하며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고객 비중 70%를 넘어섰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960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705만명을 확보했다. 2분기 로밍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약 123만명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SK텔레콤은 이번 호실적을 바탕으로 AI 경쟁력 확보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DB |
SK텔레콤은 이러한 안정적인 이익 개선 흐름을 이어 나가며 'AI 수익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유·무선 사업의 성장이 더욱 둔화될 것을 대비, 새로운 비즈니스를 검토해 왔으며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한 상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열린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이제는 AI로 이익을 얻는 방법을 고민할 때"라며 "AI 전략은 AI 데이터센터(AIDC)를 비롯한 AI B2B, AI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등 신성장 사업 영역의 사업 모델을 강화하고 기존의 통신 사업의 AI 전환을 완성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을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진화·발전시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SGH'에 2억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관리 노하우 등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사업 역량에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해 국내는 물론 해외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와의 텔코 LLM(통신사 전용 초거대 언어모델)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는 지난 6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한국어 텔코 LLM을 먼저 개발 완료해 고도화 및 서비스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20만명이었던 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이닷' 가입자는 6월 말 기준 455만명으로 늘었다. 하반기에 생성형 AI 검색엔진을 탑재하는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AI 서비스를 추가하는 서비스 개편을 거쳐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유무선 사업 실적을 공고히 하며 수익성·효율성을 개선하는 한편, 하반기 AI 기업으로서의 성과도 가시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