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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은 빈말?" 삼성생명, ESG '제자리걸음'…홍원학, 본격화할까
입력: 2024.08.05 00:00 / 수정: 2024.08.05 10:30

'탈석탄 금융' 선언 후 석탄 자산 유일하게 한자릿대 감소폭
친환경 투자 확대 등 ESG 경영 꾀할지 관심


삼성생명이 지난 2020년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으나 석탄 자산은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삼성생명
삼성생명이 지난 2020년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으나 석탄 자산은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삼성생명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삼성생명이 지난 2020년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으나 석탄 자산은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최소화하기보다 광고나 마케팅을 통한 친환경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 일종의 '그린워싱'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생명은 석탄 관련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는 등 ESG 경영을 본격화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5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국내 주요 보험사의 화석연료 금융지원 및 투자 현황'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석탄 및 한국전력 채권(한전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23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2020년 11월 삼성 금융 관계사들과 공동으로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20년 9월 이후 석탄, 담배, 도박 등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 뿐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지난 2020년 '탈석탄 금융' 선언에도 석탄 및 한전채 잔액은 크게 줄지 않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이에 일각에선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이 환경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최소화하기보다 광고나 마케팅을 통한 친환경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 일종의 '그린워싱'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최근 5년 간 삼성생명의 석탄 및 한전채 잔액을 보면 △2019년 1조6355억원 △2020년 2조674억원 △2021년 2조1036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후 △2022년 2조735억원 △2023년 1조9233억원으로 주춤했으나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시기 이후인 2021년과 비교해 8.57% 줄었다.

한전은 전체 발전량 중 절반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석탄 발전기업으로 관련 투자를 중단하는 내용의 탈석탄 정책과 배치된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의 석탄 금융 투자는 한전채와 같은 석탄 투자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생보업계 '빅3'인 교보생명과 한화생명과 비교해도 석탄 및 한전채 잔액은 눈에 띄게 수치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란 해석도 있다. 교보생명의 석탄 및 한전채 잔액은 2021년 1조4852억원에서 2023년 1조370억원으로 30.2% 줄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3조7064억원에서 3조2334억원으로 12.7% 줄었다. 삼성생명이 유일하게 한자릿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은 가지고 있는 채권이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계약에 따라 이행되고 있으며 장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그 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강원도에 설립 중인 화력발전소 관련 계약이 2025년 완공되는 등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는 대로 규모를 점차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기존의 잔여 약정으로 인한 것으로 화석연료 채권은 만기 연장을 하지 않고 잔액도 지속 축소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2024 ESG 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ESG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삼성생명은 '2024 ESG 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ESG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그린워싱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향후 삼성생명의 ESG 경영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삼성생명은 '2024 ESG 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ESG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년 ESG 누적 투자 목표액은 약 20조원 이상이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탈석탄 금융 선언 이후 석탄 관련 신규 투자 중단,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배제 지침 수립, 친환경 투자 확대 등 ESG 투자 프로세스를 고도화했다"며 "앞으로도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탄소 감축 활동과 함께 생태계 보호를 위한 활동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석탄 관련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는 등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20년 탈석탄 금융 선언 이후 석탄관련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배제 지침 수립 및 친환경 투자 확대 등 ESG투자 프로세스를 고도화해 저탄소 사회로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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