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직접 식당 운영에 참여하며 소상공인 AX 솔루션 고도화
연내 가입자 3만명 목표…2027년 매출 2000억원 찍는다
LG유플러스가 소상공인 특화 AX 솔루션 고도화를 위해 '식당연구소'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직접 식당 운영 경험을 쌓고 있다. /최문정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요식업 시장 규모 100조원의 시대다. 매년 수없이 많은 식당이 문을 열고, 또 폐업한다. 레드오션 중 레드오션인 요식업계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진 기업이 있다. 첫 도전인 만둣집의 성공에 힘입어 7개월만에 이탈리아 가정식 식당을 개업해 순항하고 있다. 요식업 성공 신화를 쓴 기업은 다름 아닌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일대의 맛집 거리인 '용리단길'에서 '파브리키친'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LG유플러스의 '식당연구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공간이다. 이탈리아 출신 스타 셰프 파브리(본명 파브리치오 페라리)가 근무하는 이곳은 고작 개점 4달째인 신생 식당이지만,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숫자가 100개를 넘기며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평일 저녁에도 대기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인공지능(AI) 전환(AX)을 회사의 주요 사업 목표로 잡고 있다. AX는 일상적인 서비스와 솔루션에 AI를 적용해 디지털 전환(DX)을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U+우리가게패키지 AX 솔루션'을 출시하며 주요 고객으로 소상공인을 택했다. 요식업의 경우, 이미 가게 운영을 위해 포스(POS)를 대다수 사용하고 있고, 인건비 절감을 위해 키오스크 도입을 고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인터넷과 홍보, 구인, 위생 등 제휴 혜택을 결합한 '소상공인 패키지' 서비스를 출시해 지난해 기준 점유율 15%를 달성한 만큼,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U+우리가게패키지 AX 솔루션'을 통해 예약, 대기손님 관리, 전화, 키오스크, 오더, 포스 등의 상품을 하나로 묶어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최문정 기자 |
수요는 확인했지만, 이내 난관에 봉착했다. 통신기업인 LG유플러스가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발 과정에서는 획기적으로 느껴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번거로운 솔루션도 있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식당연구소를 통해 직접 식당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승헌 LG유플러스 SOHO AX트라이브담당은 "흔히 사용하는 모바일 서비스나 인터넷 등은 LG유플러스가 서비스를 만드는 주체이기도 하지만, 직원들도 집에서 생활하며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사항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매장 솔루션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개선해야 하는 점을 알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사장님 관점에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식당을 열어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첫 번째 매장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에 문을 연 '만두 배우는 식당'이다. 이곳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AX 솔루션 사전 테스트를 위해 근무를 했다. 직접 포스를 사용하며 주문을 받았다. 직원들이 근무하며 몸으로 깨우친 노하우는 그대로 '우리가게패키지 AX 솔루션' 개발에 활용됐다. 이 솔루션에는 △U+AI 전화 △U+AI 예약 △U+웨이팅 △U+키오스크 △U+오더 △U+포스 등 6가지 상품이 포함돼 있다. 특히 각각의 솔루션을 개별로 구독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식당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가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되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직접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LG유플러스 직원은 "매장용 주문과 포장용 주문이 밀려드는데 주방에서 출력되는 주문서는 이것이 구별되지 않아 헷갈렸다"며 "이런 불편을 보완하기 위해 U+포스는 주문이 혼동되지 않도록 주방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해 주문 유형, 상태 등을 확인하고 혼란 없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단일 메뉴로 운영되던 만둣집을 넘어 다양한 메뉴를 테스트하기 위해 두 번째 매장인 파브리키친을 준비했다. 인테리어 구성을 시작으로 인터넷, 전화, 포스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의 청약과 개통까지 임직원이 직접 체험했다. 이를 통해 ‘U+우리가게패키지 AX 솔루션’은 한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업종별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통합 매뉴얼을 구축했다. 또한 식당 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기되, LG유플러스 직원들은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도 수정했다.
정승헌 LG유플러스 SOHO AX트라이브담당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파브리키친에서 '우리가게패키지 AX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
LG유플러스는 파브리키친을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축적 전초 기지로 삼았다. 현재 고객 설문과 상주 직원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상품의 배치나 구성, 디자인 등에 변화를 주며 고객 사용 패턴을 분석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소상공인 고객을 직접 찾아다니며 영업하는 방식 대신, 파브리키친에 초청해 솔루션의 효용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얻는 정보 역시 솔루션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정승헌 담당은 "최근 한 지자체의 시장연합회 간부들이 파브리키친에 방문했다. 장사를 오래한 이들인 만큼, 경험이 정말 많았다"라며 "직접 (이들의 업장에) 찾아갔을 땐 바빠서 응대가 어려웠던 분들이 편하게 의견을 내는 기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분들은 우리보다 포스도 훨씬 많이 사용하다 보니 CCTV 화면과 포스 화면을 연동해 고객과의 분쟁을 줄이는 방식을 제안하는 등 사소하지만 정말 일할 때 필요한 아이디어를 주셨다"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1만2000명 수준인 'U+우리가게패키지 AX 솔루션' 사용 고객을 연내 3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약 1만여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100여 개 이상의 인사이트를 도출, 솔루션 개선 및 영업 과정에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7년에는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달성이 목표다.
정승헌 담당은 "지금까지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활동했기 때문에 식당연구소나 AX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의 성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