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9주 연속↑, 전세값도 63주째↑
정부 이달 중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예정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9주 연속, 전세가격은 6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매매가격은 19주 연속, 전세가격은 63주째 오름세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방 거주 자산가들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매물을 쓸어 담기도 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부동산 매물 잠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칫 공황구매(패닉바잉)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달 중 이 같은 흐름을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7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8% 올랐다. 전주 0.30% 오르며 5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에 비해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세가격도 63주째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강남 3구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동구(0.56%)가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올랐지만, 송파구(0.55%)·서초구(0.53%)·강남구(0.41%)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거래량 모두 증가세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지역·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 기대감에 따라 매수 문의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근 단지에서도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매도 희망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전세의 경우 지역 내 학군·대단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매물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 가격이 뛰는데도 거래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4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150건으로 전월보다 18.7%, 전년 동월보다는 48.7% 늘었다. 지난 2020년 12월(8764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 6월 기준 아파트 거래량 1위는 송파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강동구→강서구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강남구·서초구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강남 3구 아파트 매물을 지방 거주 자산가들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과 강남권 아파트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월까지 강남 3구의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1250건이다. 전년 동기(824건) 대비 51.7% 오른 수치다. 서초구는 209.7%(155건→480건) 급증하며 서울 전체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송파구도 각각 27.7%, 6% 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드리고 있다.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9925건으로 지난 3월 11일(7만9822건) 이후 4개월 만에 8만건을 밑돌았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도 희망자 다수가 시장 추이 관망을 위해 매도를 보류하며 전반적으로 매물량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중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집값 상승세에 대해 공급은 확대하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
◆'서울 공화국'…하반기 상승세 이어질 것
이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연구원의 '2024년 6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3.0으로 전월(121.5) 대비 11.5포인트(p) 늘었다. 또 한국은행의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7포인트(p) 오른 115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치솟고 있는 서울 아파트 가격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주택 공급 부족 우려에 더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부동산R114가 지난 6월 24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전국 성인 1028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36%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21%)보다 15%(p) 높았다. 직전 조사에서는 격차가 5%(p)에 그쳤지만 3배 벌어진 것이다.
정부는 이달 중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집값 상승세에 대해 공급은 확대하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떨어졌다. 특히 5대 광역시(0.04%), 세종(0.05%), 8개도(0.01%) 등 모두 하락하며 서울과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