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심 "구 대표 사기·횡령·배임, 폰지사기 해당"
피해 판매자 기자회견…정부 즉각적 해결 방안 촉구
티메프(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환불 지연 사태에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티메프 모기업인 큐텐 대표 구영배 등 5명에 대한 고소, 고발과 민사 소송을 진행하는 가운데 피해 판매자들도 이주 중 법적 대응에 돌입할 분위기다. 29일 오후 2시 서울강남경찰서에 심준섭(왼쪽)·심규덕 법무법인 심 변호사가 '큐텐사태 소비자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환불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책임자로 지목되는 모회사 큐텐의 대표 구영배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판매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해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소상큐테공인 판매자들도 이번 주 중 고소, 고발, 민사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29일 법무법인 심 소속 심준섭·심규덕 변호사는 서울강남경찰서 앞에서 '큐텐사태 소비자 고소고발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 고소, 고발 대상은 구영배 큐텐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재무담당 2명 등 총 5명이다. 법무법인 심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까지 제기할 계획이다.
심준섭 변호사는 "이번 고소는 큐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횡령, 배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정산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상품권을 선 판매하고 쇼핑몰을 판매한 것은 폰지사기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준섭 변호사는 이어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해 불법으로 자금을 유용한 혐의, 방만한 회사 경영 등은 배임과 횡령에 해당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심 변호사는 "오늘 민사소송은 거래가 취소됐는데도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를 위한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이중 결제를 요구하는 티몬과 위메프, 여행사에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같이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심 변호사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큐텐코리아 본사 앞에서 우산 시위를 한 피해 소비자 대표들과도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소, 고발을 진행한 피해자의 숫자와 피해액 규모 등은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사건을 수사1과에 배당했다. 사안의 규모와 중대성을 고려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소를 당한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이날 오전 사태 해결 방안을 설명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영배 대표는 "본인의 회사 지분, 자산 등을 처분하고 그룹 차원 펀딩을 추진해 보상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의 입장문에 대해 심 변호사는 "지분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매각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큐텐이 자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소비자, 판매자들이 입은 피해가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소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유동성 56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2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이 '티몬 위메프 사태 피해 입점업체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
법무법인 심은 오는 8월 2일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셀러)들을 위한 집단 고소와 민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티메프에 입점해 사연을 운영하는 셀러는 대부분 영세 소상공인으로 판매 대금 미정산은 회사 부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사건이다.
지난 25일 기준 정부가 파악한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은 2134억원으로 정산 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금액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참여연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은 2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입점업체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홈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한 판매자는 "수억원 정산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며 "플랫폼 판매를 담당하는 온라인팀에서는 정산금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 퇴사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회사 분위기가 침체했다"고 말했다.
특히 판매자들은 티몬·위메프는 물건을 판매한 뒤 70일 후 결제 대금을 주는데, 수개월 치 대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자금경색으로 부도가 나는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회장은 "위메프와 티몬의 경우에도 지연된 정산 대금을 모기업이 큐텐이 사용했는지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는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5600억원 유동성 지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자금난에 빠진 피해자에게는 최대 2000억원 규모 긴급경영안정자금(재해 피해 기업, 일시적 경영애로 기업에게 긴급한 자금소요를 저금리로 지원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저금리 대출하는 3000억원 규모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피해 기업의 기존 대출·보증 만기도 최대 1년 연장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피해 업체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 구제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대형 중랑시장 상인회장은 이어 "티메프의 현장 환불 조치도, 정부의 대응도, 언론의 관심도 주로 소비자 피해에 집중돼 있다"면서 "정부가 발표한 5600억원 규모 긴급경영안정자금 투입은 소상공인들에게 다시 빚으로 생명 연장을 하라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기 대출했던 소상공인중 대출액을 갚지 못해 폐업조차 하지 못한 사례가 허다하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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