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372억원…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
연체율 여전히 2%대…하반기 건전성 관리 관심
캐피탈 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KB캐피탈은 올 상반기 30%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냈다. 오른쪽 위 작은 사진은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캐피탈 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KB캐피탈은 올 상반기 30%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대비 개선됐다. 다만, 외형 성장 전략에 건전성 지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KB캐피탈은 하반기 연체채권 관리전략을 강화하고 기업금융 위주의 성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26일 K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372억원으로 전년 동기(1054억원) 대비 3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74억원으로 전년 동기(1316억원) 대비 34.8% 늘어났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ROA(총자산이익률)는 전년(1.36%) 대비 0.28%포인트 오른 1.64%를 기록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전년 동기(9.93%) 대비 2.04%포인트 늘어난 11.97%를 기록했다.
자산 역시 성장했다. KB캐피탈의 올 상반기 총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7조 4340억원을 기록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중고차 및 기업금융 성장을 통한 이자이익 개선, 임대(장기렌터카), 투자금융 성장을 통한 비이자 수익이 증대한 영향"이라며 "기업여신 건전성 안정화에 따른 대손상각비 절감, 자산증가는 기업금융 확대에 따른 영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KB캐피탈은 전체 대출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수익성 악화도 피할 수 있었다. 실제로 KB캐피탈은 타 캐피탈업계와 달리 부동산PF 대출을 크게 취급하지 않고 있다. 안정성 등을 우려해 취급 자체를 최소화하다 2022년부터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규모를 점차 늘렸다.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KB캐피탈의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1조6877억원이다. 이중 위험성이 큰 브릿지론은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체 자산 규모와 비교해 약 10% 수준으로 타 사 대비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올해 들어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대폭 축소한 영향도 있다. 올 상반기 KB캐피탈의 충당금 전입액은 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줄었다.
앞서 KB캐피탈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PF, 브릿지론 등 선제적 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라 실적 하락을 겪었다. KB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2171억원) 대비 14.1% 감소한 1865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연체율은 부동산 대출 모수가 적은 KB캐피탈이 가장 높았다. /KB금융 |
다만, 외형 성장 전략에 건전성 지표 관리에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캐피탈은 올해 1분기 지난해 대비 소폭 낮아진 2.13%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체율은 부동산 대출 모수가 적은 KB캐피탈이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캐피탈 연체율은 2.42%로 금융지주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우리금융캐피탈(1.64%), 신한캐피탈(1.28%), 하나캐피탈(1.04%) 등이다.
올 하반기 KB캐피탈은 기업금융 위주의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취임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가 기업·투자금융에서 경력을 쌓아온 '투자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리테일에 쏠려 있는 사업구조를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로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캐피탈 관계자는 "하반기 리테일·기업의 균형감 있는 성장을 통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세밀한 입구전략(심사전략) 및 출구전략(연체채권 관리전략) 강화를 통한 대손상각비 개선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