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사업장 유찰
건설사 폐업·부도 급증 원인
올해 들어 진행된 전국 신축 아파트 공매는 6건으로 전년 대비 두배 늘었다. 폐업한 건설사가 늘면서 공매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건설사 부도와 폐업으로 건설 사업장이 공매(공개매각) 시장에 나오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채로 공매에 나온 물건들은 인수할 건설사나 시행사가 드물어 수차례 유찰을 겪는 모습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공매 공고를 낸 아파트 신축 사업장은 총 6곳으로, 전년 3곳 대비 두배 늘었다.
시행사나 시공사가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해 아파트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HUG가 직접 공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입주 예정자들이 낸 분양대금 등을 돌려준다. 이후 자금 회수를 위해 해당 사업장을 공매로 넘긴다.
HUG는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국건설의 광주 지역 사업장 3곳을 비롯해 아파트 신축 사업장 6곳에 대한 공매 절차를 진행했다. 광주 한국아델리움(752가구), 강원 삼척 마달더스테이(205가구), 전북 군산 수페리체(492가구), 울산 울주 청량 신일해피트리(672가구) 등이다.
하지만 이들 사업장은 모두 최종 회차인 8회 입찰까지 유찰됐다. 공매가 역시 최초 공매가보다 20~30%가량 하락했다. HUG는 이들 사업장을 재공매할 방침이다.
올해 들어 토지와 신축 아파트 사업장을 매각하는 공매 건수가 급증했다. 부도·폐업된 건설사들 늘면서 진행하던 사업장이 공매에 나오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
올해 들어 토지 매각 공매 건수도 급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찰이 진행된 부동산신탁사 토지 매각 공매 건수는 총 8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5건 대비 267% 급증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낙찰된 건은 13건에 불과하고, 유찰은 793건으로 91.25%에 달했다.
이처럼 공매 절차가 지지부진할 경우 시행사·시공사뿐 아니라 사업에 자금을 빌려준 대주단들까지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공매 사업장의 급증과 잇따른 유찰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문을 닫는 건설사가 급증한 상황이 지목된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7월 누계 부도 건설업체는 모두 20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9곳)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자, 2019년 36곳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건설사 폐업도 급증했다. 상반기 종합건설업체 누적 폐업 신고는 전년 173건 대비 38.7% 증가한 24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는 1021건에서 1088건으로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에 대한 금융권의 전망이 악화하면서 사업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금리가 크게 뛰었다"며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악재가 겹쳐 향후 경·공매로 나오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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