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벨리곰 대만·일본으로, 신세계·현대는 콘텐츠 다양화
고객 친근감 형성 목적…국내 IP 산업, 올해 20조원 성장 예상
롯데쇼핑 '벨리곰', 신세계백화점 '푸빌라', 현대백화점 '흰디' 등 유통 업계 캐릭터 사업이 해외 진출·게임 협업 등 활동 반경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대형 벨리곰 인형 /뉴시스 |
[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 업계가 자체 제작한 지식재산권(IP) 캐릭터의 활용 범위를 넓힌다. 기업 캐릭터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진출했고 게임 콘텐츠, 타 업종 간 협업까지 발을 뻗고 있다. 업계는 친근한 캐릭터로 팬층을 확보하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 규모는 전년(2022년) 대비 5%가량 성장한 약 16조원이었다. 이 산업은 올해 말까지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업계는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고 협업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기존 운영하고 있던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은 유통 업계 캐릭터는 롯데홈쇼핑이 제작한 '벨리곰'이다. 벨리곰은 롯데홈쇼핑이 지난 2018년 MZ세대 직원들과 진행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현재 유튜브 채널 62만 구독자, 1억8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롯데쇼핑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성정했다. 벨리곰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백화점 등 매장에서는 자체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국내에서 인지도를 쌓은 벨리곰은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눈도장을 찍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일본에서 열린 콘텐츠 박람회 '라이선싱 재팬 2024'에 롯데 대표로 벨리곰이 참여했다. 지난달에는 대만 유통사 L.E 인터내셔널과 IP 활용 계약을 맺었다. 롯데쇼핑은 올해 하반기 중에 L.E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현지 완구 매장 펀박스 등에 벨리곰 굿즈를 입점하고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벨리곰은 지난해 10월 태국에 먼저 진출해 현지 쇼핑몰에서 특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11일 신세계백화점이 출시한 '푸빌라 게임랜드(왼쪽)'와 현대백화점이 편의점 CU에서 출시한 '흰디와 젤리씨앗단' 대표 이미지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은 11일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이용한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에 푸빌라 게임랜드 메뉴를 설치하고 참여하는 고객에게 쇼핑 혜택을 주는 이벤트다. 게임 점수에 따라 백화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음료 쿠폰과 포인트를 제공한다.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이 식당 입장을 기다리거나 남는 시간에 푸빌라 게임을 즐기고 쇼핑 혜택을 얻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신세계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푸빌라를 게임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에 활용해 왔다. 지난 2022년 여름 푸빌라의 NFT(대체불가토큰) 1만 개를 판매가 10만원으로 한정 발행했는데 거래 가격이 최대 3000만원까지 오르면서 캐릭터 인기를 방증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9년부터 선보인 강아지 캐릭터 '흰디'를 타 업종과 협업한 상품을 선보였다. 편의점 CU에 젤리 상품인 '흰디와 젤리씨앗단'을 출시했다. 흰디는 현대백화점과 국내 스타트업을 잇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흰디 젤리 출시 당시 "흰디 IP 기반 2차 제작물을 제작하기 위해 관련 기관,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자체 제작한 캐릭터가 흥행한다면 마케팅 활용 가능성이 외부 캐릭터에 비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한다. 협력 제품의 제약이 없고 익숙하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도 캐릭터의 힘으로 고객 접점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시점 기준 1년간 캐릭터 IP 활용 상품을 구입해 본 소비자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75.8%에 달했다. 전체의 65.2%는 상품을 구매할 때 캐릭터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롯데쇼핑 벨리곰은 지난달 초 기준 누적 IP 사업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롯데 벨리곰이 흥행하고 각종 산업군과 협업을 이어 나가자 업계가 캐릭터 산업에 대한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며 "캐릭터를 활용한 양질의 콘텐츠를 자주 노출하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따라 브랜드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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