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상승과 금리인하로 내집마련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내집마련'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과 전세가격 오름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3월 25일 이후 1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까지 전주 대비 0.20% 오르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하락세가 이어졌던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도 지난 5월 말부터 상승 전환한 상태다.

주택 매수심리도 회복 중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98.9) 대비 1.5포인트 올라 100.4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긴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노도강'을 제외한 4개 권역이 기준선을 넘겼다.

매매수요가 붙으면서 아파트 거래량도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486건으로, 5월 4990건과 비교해 10%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거래 신고 기간이 이달까지 남은 점을 고려하면 상승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2572건에서 3월 4245건, 4월 4394건으로 늘고 있는 모습이다.

전세 공급 부족과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헌우 기자

전세 공급부족으로 내집마련 수요가 높아진 점이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또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전세 수급현황을 나타내는 지수는 최고치를 찍고 있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4.1포인트 오른 142.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162.2)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해당 지수는 0~200 범위로, 지수가 기준선 100을 넘길수록 공급부족 상태를 의미한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세로 전세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데, 특히 서울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1028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8%가량이 하반기 집값이 상승 내지는 보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이 내릴 것으로 전망한 이들은 13.3%에 불과했다.

금리인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8를 나타내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이 많을 경우 기준선 100을 넘는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28일부로 하단(2.94)이 2%에 진입했다. 주담대 최저금리가 2%대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3년 만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올해 3분기 후반에서 4분기 사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된 가운데 이에 따른 주택가격의 안정적인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전세 수요가 '내집마련' 수요로 이어지면서 매매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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