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환율 장기화 우려와 국제 정세 불확실성 속에서 대기업 4곳 중 3곳은 올해 하반기 투자 규모를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금리·고환율 장기화 우려와 국제 정세 불확실성 속에서 대기업 4곳 중 3곳은 올해 하반기 투자 규모를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2024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국내 투자계획(132개 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74.2%, 투자 규모를 확대·축소하겠다는 응답이 각 16.7%·9.1%로 집계됐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31.8%) △업황 개선 기대감(31.8%)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13.7%) 등을 이유로 꼽았다. 축소 의사 기업은 △글로벌 통화 긴축 지속 전망(33.4%)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16.7%) 등을 언급했다.

한경협은 기업이 고금리 등 통화 긴축 지속을 우려하지만, 글로벌 수요 증가 등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 전체적으로 상반기 대비 투자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기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업 10곳 중 4곳은 인공지능(AI) 투자를 계획(10.6%)했거나 검토(33.3%)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I 관련 투자를 하는 이유로 생산공정 및 물류시스템 효율화(46.6%), 신제품 개발 및 서비스 품질 향상(29.3%), 데이터 분석 및 전략 수립(13.8%) 등이 언급됐다.

하반기 투자 활동을 저해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글로벌 긴축에 따른 고금리 지속(28.0%)이 꼽혔다. 뒤이어 고환율 지속(21.2%), 경기둔화 등 경제전망 불확실(16.7%) 등이 주요 투자위험으로 꼽혔다.

투자활동 본격화 시기는 응답 기업 37.1%가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이미 활성화됐다는 응답은 24.2%, 올해 하반기는 15.2%로 파악됐다. 한경협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긴축 여파로 성장 둔화가 예상되나, 내년에는 세계 경제 회복 등으로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봤다.

기업은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 △투자 관련 규제 등 기업 규제 완화(25.0%) △법인세 감세·투자 공세 등 세제 지원 강화(22.7%) △물가안정(12.9%) 등이 언급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금리·고환율 장기화로 재정이 악화하는 등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이 투자 여력을 확충하도록 세제 지원 확대,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연구개발(R&D) 인센티브를 통해 미래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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