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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만에 수장 교체 DL건설…박상신 대표 주택사업 위기 돌파 특명
입력: 2024.07.03 00:00 / 수정: 2024.07.03 08:30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겸직
자회사-모회사 통합인사 사례


박상신 신임 DL건설 대표이사 겸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 /더팩트 DB
박상신 신임 DL건설 대표이사 겸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이 선임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DL건설이 박상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경영수장 자리를 6개월 만에 교체했다. 박 신임 대표이사가 DL이앤씨의 주택사업본부장도 겸임한다. 올해 DL이앤씨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인적 자원을 모회사와 공유하는 모습이다.

이번 인사는 자회사의 대표이사가 모회사의 본부장을 겸하는 이례적인 사례다. 과거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와 고려개발 합병 당시 대림산업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박 신임 대표이사를 영입해 주택사업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DL건설은 전날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박상신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2일 밝혔다. 박 대표는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도 겸임한다.

DL건설과 DL이앤씨에는 최근 경영진의 대대적인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박유신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DL건설의 대표이사로 두는 동시에 기존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를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DL이앤씨에는 서영재 대표가 선임됐다.

현재 DL이앤씨로 이동했던 곽수윤 본부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난 상태다. 박유신 전 대표 역시 사임했다. 두 보직은 모두 박상신 신임 대표이사가 맡게 됐다.

DL건설 관계자는 "양사의 주력 사업부문인 주택사업부문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주택경기 악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DL건설과 DL이앤씨는 주택 및 건축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로, 그룹 내 업역이 겹친다. e편한세상 브랜드 로고. /DL이앤씨
DL건설과 DL이앤씨는 주택 및 건축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로, 그룹 내 업역이 겹친다. e편한세상 브랜드 로고. /DL이앤씨

실제 박상신 대표는 현장보다는 건설 경영관리 전문가에 가깝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1985년 삼호에 입사했다. 이후 삼호와 고려개발뿐 아니라 대림산업의 경영진 임원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20년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으로 DL건설이 출범되기 전 각 사의 경영 일선에 있던 셈이다. 또 2017~2020년 대림산업 대표 시절엔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역대급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박 대표는 2021년 대림산업이 DL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한 뒤 마창민 전 대표이사가 선임되자 DL그룹을 떠났다가, 올해 DL건설로 복귀하게 됐다.

박 대표의 경영과제는 올해 DL이앤씨의 자회사로 편입된 DL건설의 안정적인 화학적 결합과 주택사업 수익성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DL그룹 내 업역이 겹치는 건설사다. DL건설과 DL이앤씨 매출의 주택사업(건축공사)비중은 1분기 기준 각각 81.7%, 61.7%에 달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0월 자회사 DL건설의 보통주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올해 2월 관련 절차를 마쳤다. 그룹 내 건설사의 이중상장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DL건설은 상장폐지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긍정적인 평판이 줄을 잇기도 했다.

양사의 수익성 지표는 갈리는 상황이다. DL건설의 경우 올해 첫 실적으로 영업이익 117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했으나, DL이앤씨는 32.5% 쪼그라든 609억원을 나타냈다.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가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로선 DL이앤씨가 연초 제시한 올해 목표 영업이익 5200억원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DL건설과는 자회사 편입 전부터 인사를 교류해 왔다"며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고,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양사의 시너지를 위해 주택사업 전문가인 박상신 대표의 겸직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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