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검토
임종룡 회장 체제 이후 우리금융그룹은 핵심 비은행 포트폴리오인 증권·보험사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마지막 퍼즐인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인수에 대해 협의 중이나 현재까지 매각조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그동안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우리금융은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쏠림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임종룡 회장 체제 이후 우리금융은 핵심 비은행 포트폴리오인 증권·보험사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증권업 재진출의 경우 지난 5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추진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현재는 감독당국의 승인절차를 밟고 있는 중으로, 올해 3분기께 우리투자증권(가칭)을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마지막 퍼즐로 남은 '보험사' 인수도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2~3조원의 매각가가 거론되는 롯데손해보험과 관련한 예비 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실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보험사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
다만 우리금융의 오랜 숙원인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마무리에는 '가격'이 변수가 될 예정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과도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의 주인들은 모두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수준의 매각가를 부를 것으로 관측된다.
동양생명의 경우 다자보험그룹이 42.01%,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33.3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예상되는 패키지 매각가로 2조5000억원 내외를 추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사의 가치는 미래 수익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과 순자산(자기자본)을 합해 따지기도 하는데,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CSM 규모는 각각 2조7000억원, 8700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은 각각 2조6000억원, 8900억원 수준이다.
앞서 불발됐던 하나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제시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당시 협상 불발이 가격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은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야 인수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ABL생명도 인수대상의 하나로서 M&A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하여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