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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네이버·소프트뱅크, '라인' 몸값 협상 안갯속…"장기전 불가피"
입력: 2024.06.23 00:03 / 수정: 2024.06.23 00:03

하이트진로, 베트남에 첫 해외 공장 짓는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지분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라인 홈페이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지분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라인 홈페이지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소프트뱅크·라인야후, 네이버와 '결별' 예고…지분 합의는 아직

-지난주 IT 업계 최대 화두는 일본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의 정기 주주총회였는데요. 관련 내용 설명해 주시죠.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지난 18일과 20일 정기 주총을 개최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 기술 독립에 관한 내용을 언급했는데요. 이번 '라인야후'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배경 설명이 필요합니다. 라인야후가 어떻게 출범했으며,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와 일본 정부가 사기업의 지분 구조, 운영 방침 등에 깊숙이 관여하는 이유 등이죠.

시간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네이버는 일본 굴지의 기업인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A홀딩스'를 설립했는데요. 양사가 공동 창립한 만큼, A홀딩스 지분도 똑같이 50%씩 나눠 가졌죠. A홀딩스 산하에는 라인야후(당시 Z홀딩스)를 두고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포털 서비스 '야후 재팬'을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A홀딩스는 현재 라인야후 지분의 64.4%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간 것은 지난해 11월 메신저 서비스 '라인'에서 발생한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 이후부터인데요. 라인은 매달 일본 이용자 약 96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죠. 특히 한국 기업인 네이버에 기술적·지배구조적으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본 관계 재검토와 기술 독립 등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그리고 네이버는 각각 어떤 입장인가요?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라인야후 측 요청에 따라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네이버와 지속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라인야후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상대(네이버)가 있기 때문에 최종 합의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 명확히 답변할 수 없지만, 협의를 지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죠.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CEO도 지난 18일 주총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직원용 시스템, 인증 기반 분리를 회계연도 기준 2024년 안으로 완료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며 "라인야후 자회사는 2026년 중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앞당기도록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여기에서 매각 대상 지분은 라인야후 모기업인 A홀딩스 지분입니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 협상을 통해 일본 내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 중 하나인 라인의 지배권을 높이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데요. 네이버는 협상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죠?

-현재 라인야후 시가총액은 약 24조5000억원에 달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해 보면,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가치는 약 8조원인데요. 경영권 프리미엄(20~40%)을 고려할 경우, 실제 매각가는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네이버가 지분 전량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데요. 투자 업계 등은 네이버가 A홀딩스의 2대주주 자리를 유지하는 선에서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인공지능(AI) 투자나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할 전망입니다.

-라인야후 사태가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네요. 모쪼록 네이버가 실익을 챙기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길 바랍니다.

지난 10일 베트남 하노이 후지(FUJI) 마트에서 윤현석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팀장이 현지 주류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중삼 기자
지난 10일 베트남 하노이 후지(FUJI) 마트에서 윤현석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팀장이 현지 주류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중삼 기자

◆ 진로 소주, 베트남 시장 점유율 70%…앞으로 목표는?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데, 왜죠?

-하이트진로는 베트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지난 1968년 첫 소주 수출을 베트남에 했고, 지난 2016년 '소주의 세계화'를 공식 선포한 곳도 베트남인데요. 하이트진로는 같은 해 하노이에 법인을 설립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습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성'에 있는데요. 베트남 내 하이트진로 소주 판매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3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진출 이후 현지 시장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죠. 하이트진로 측은 최근 한류 바람이 거세고, 동남아 경제 성장률도 높아지면서 한국 술에 대한 현지인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 진로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되나요?

-소주 카테고리로만 보면 현지 점유율이 70%에 이른다고 합니다. 윤현석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 팀장은 <더팩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매년 체인형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증가하고 있는데, 신규 매장 오픈 시 진로 소주를 주류 매대 중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죠.

특히 베트남 BRG그룹과 스미토모 상사가 합작으로 전개하고 있는 현지 슈퍼마켓인 후지(FUJI) 마트로 보면 매장 한 곳을 기준으로 월 15개 박스, 약 300병이 팔린다고 윤 팀장은 설명했습니다. 판매 물량 대부분이 과일소주이며 청포도, 딸기, 복숭아 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죠. 해당 마트는 하노이 지역에 11곳이 있고, 오는 2028년까지 호치민 등 베트남 전역에 약 50개 점포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실제 현지인 반응은 어땠나요?

-베트남 하노이 따히엔 맥주거리에 있는 한 식당에서 만난 대학생 부 티 땀(21) 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소주를 마시며 특히 과일소주를 마신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 여러 식당을 둘러본 결과 과일소주를 마시는 현지인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죠.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 공장도 짓는다던데.

-최근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안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습니다. 판매 외형 확장에 따른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함이죠. 8만2083㎡(약 2만5000평) 토지 면적으로,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입니다. 베트남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와 더불어 인구 시장 현황, 교민 수 등을 감안했다는 설명입니다.

-공장 부지를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로 낙점한 이유는요?

-'입지 조건'을 꼽았습니다. 타이빈성은 수도 하노이와 인접해 국제공항과 항구, 해안도로 등 물류 접근성 확보에 용이합니다. 노동력과 인건비, 임대료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죠.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공장을 동남아 시장 확장에 교두보로 삼겠다는 목표입니다.

-하이트진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종합 주류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에 진로 소주를 수출하는 것이죠. 하이트진로는 최근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며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진로'만의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하는 '진로의 대중화' 비전을 제시했는데요. 해외 시장에서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내놨습니다.

-하이트진로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계속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네요.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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