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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가 미래다⑨] '밸류업'에 'ESG 공시'까지…금융주, 투자 1번지 도약할까
입력: 2024.06.24 00:00 / 수정: 2024.06.24 00:00

'1호 공시' KB금융, 올해만 50%가량 주가 상승
ROE 제고 계획으로 올해 전망도 '맑음'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가운데 KB금융은 지난달 27일 상장사 중 기업가치 제고 공시 첫 주자로 나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용무 그래픽 기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가운데 KB금융은 지난달 27일 상장사 중 기업가치 제고 공시 첫 주자로 나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용무 그래픽 기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2004년 거론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 기업들은 제도 정비와 투자로 ESG 정면 돌파에 나섰다.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둔 만큼 ESG의 날갯짓이 태풍을 몰고 왔다는 평가다. 이 태풍 속 ESG 주도권을 쥐고 선도하는 곳은 어디일까. 아울러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더팩트>가 ESG 현주소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2년 5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과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불어오는 와중에 정부가 밸류업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추진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무적 성과나 주주 환원책을 펼치면서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한 게 유효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각 그룹을 대표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선전도 함께 이어졌다.

금융주의 강세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이하 20일 종가 기준)로 첫 진입한 KB금융(9위)을 비롯해 14위 신한지주, 20위 하나금융지주, 21위 삼성생명, 23위 삼성화재, 24위 메리츠금융지주, 40위 기업은행, 41위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주들은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꼽히면서 올해 높은 수준의 주가 상승을 이루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지난해 말 대비 50%(49.35%)에 달한다. 1분기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이 충당금으로 발생했지만 1조4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양호한 실적을 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평가에서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2년 연속 최상위 등급인 'AAA'를 받은 것 등이 주가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강력한 주주 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내면서 매수세가 집중된 모습이다. KB금융은 올해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했고, 주당 현금배당을 분기별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 규모로 향후 배당총액 기준을 산정하는 등 주주 환원책을 이어가고 있다.

밸류업 공시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린다. 정부가 지난 5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직후 상장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 공시한 것도 KB금융의 몫이었다.

KB금융 뿐만 아니라 4대 금융지주(신한·하나·우리)의 주가 상승 추이도 뚜렷하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말 대비 18.67%, 하나금융지주는 38.70%, 우리금융지주도 10.46% 오르면서 모두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 상승의 지표로 활용되는 외국인 지분율도 4대 금융지주 모두 60%를 넘어섰으며 KB금융의 경우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ESG평가원에서 발표한 1분기 ESG평가에서도 우수등급에 해당하는 S 또는 A+등급을 받기도 했다.

금융주가 올해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투자 1번지로 주목받고 있다. /정용무 그래픽 기자
금융주가 올해 가파른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투자 1번지'로 주목받고 있다. /정용무 그래픽 기자

◆ 투자자 주목 받는 금융주, ROE 제고 의지에 향후 전망도 밝아

증권가는 금융주들의 순항이 올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4대 금융지주의 PBR이 여전히 1배 이하이며, 금융주의 동반 상승 기조가 각 사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조와 맞물려 ESG 경영을 잘하는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어서다.

또한 ESG 경영에 집중한 밸류업 공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도 금융주들의 힘을 더한다. 은행, 보험, 증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등 구체적인 지표 개선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 수장들의 의지도 엿보인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행사에서 비은행 부문 수익성 제고를 통해 ROE 10%를 지속하겠다고 밝혔고,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도 같은 곳에서 ROE 10%를 목표로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식 발행 물량을 조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의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이 예상된다"며 "PBR 기준 현저한 저평가 상태에 있는데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해 주주환원 관련 재원 확보에 용이하고 보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당순자산가치(BPS)·ROE 등의 개선효과가 영구히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 보험을 제외하고 은행이나 증권의 2분기 실적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저조할 수 있으나 연간 실적이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배당정책은 궁극적으로 자본 비율 싸움이다. 이 비율이 높은 회사가 주도주가 될 수 있다. 업종 지수 상승은 주도주에 의해 견인될 것으로 판단한다. KB금융,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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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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