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부진으로 철강 수요 감소·중국과 일본 저가 후판 유입
2분기 실적 하락 불가피…임원 주 4일제 폐지·감산으로 대응
경기 둔화와 중국의 값싼 철강재 유입 등으로 부진을 겪는 철강업체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모습. /포스코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경기 둔화로 인한 전방산업 악화와 더불어 중국의 값싼 철강재 유입으로 국내 대형 철강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분기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임원진들의 주 4일 근무제 폐지, 감산과 같은 비상경영 체제로 보릿고개를 넘기겠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82억원)와 비교해 44.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3662억원으로 전년 동기(8221억원)와 비교해 절반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체들의 2분기 영업익 감소는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철근과 열연강판 등의 판매가 부진한 것과 더불어 중국과 일본의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인해 판매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근 재고량은 올해 4월 기준 64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47만4000톤) 대비 36% 늘었으며, 내수 판매량은 70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열연강판의 재고량은 89만3000톤으로 판매량(84만1000톤)보다 많았다.
올해 1~4월 기준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42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14만7000톤)보다 무려 186% 늘었지만, 같은 기간 국내 후판 판매량은 201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221만6000톤)보다 9% 감소했다.
중국산 후판은 톤당 평균 97만원선인 반면, 한국산은 평균 110만원 수준이기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철강업체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6일부터 임원에 한해 '주 4일 근무제'를 '주 5일 근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주 5일제 근무제 전환은 경영진부터 위기의식을 갖고 근무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공장 가동률을 축소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부터 공장 가동률을 60%로 줄이고 있으며, 철강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인천 공장, 충남 당진 등 주요 공장에 전기로 보수 작업과 휴지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3일부터 전기료가 저렴한 야간에만 인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다만 근무제는 변동 없이 현행 4조 3교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스틸 다이내믹스 포럼(Global Steel Dynamics Forum)'에 참석해 '초격차 미래 경쟁력을 향한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
이차전지 소재 등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스틸 다이내믹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자동차 시장은 결국 전기차로 전환될 것"이라며 "캐즘의 시기를 내실을 다지기 위한 기회로 삼아 신규 투자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리튬·니켈 등 원료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원료부터 양·음극재,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을 개발해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철강재 수요가 낮아질 것이며, 중국산 열연강판과 후판 비중이 확대되면서 철강업체들의 수익성 확보가 제한될 것"이라며 "당분간 감산을 통해 숨 고르기를 하면서 신사업 확산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등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