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남양건설 법정관리…경기·인천 건설사도 부도
올해 1~5월 건설사 폐업 신고가 2011년 이후 최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폐업 현상이 수도권으로 확산된 모양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건설업계의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문을 닫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올해 들어 건설사 폐업 신고가 약 13년 만에 최다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폐업 현상이 수도권까지 확산된 상황이다.
18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까지의 누적 수치(187건) 대비 53건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전문건설사를 포함하면 폐업한 업체는 총 1301곳에 달한다. 이를 포함하면 올해 전체 건설업체에서 나온 폐업 신고 공고는 1541건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잇단 폐업 신고 현상은 지방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중견 건설업체인 남양건설은 지난 11일 기업회생절차 종결 8년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남양건설은 광주지법(제1파산부)에 법인 회생(법정관리) 신청서를 접수하고, 법인 회생을 시작하기 전 자산을 동결하는 절차인 법원의 포괄적 금지 명령 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남양건설은 지난해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127위에 오른 중견 건설사다. 1958년 설립돼 토목 사업과 '남양휴튼'이라는 브랜드로 주택 사업을 영위했다. 회사는 지난 2010년 4월에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6년 4개월 만인 2016년 8월 회생 절차를 마쳤다. 하지만 최근 다시 자금난을 겪으면서 경영정상화 8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4월 한국건설도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건설은 시평 99위를 기록한 광주·전남 대표 건설사다. 회사는 복수의 사업장에서 보증 사고가 발생해 지난해 말부터 공정이 멈춰 섰다. 무등산한국아델리움더힐2단지, 광주역혁신지구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동구 뉴시티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광주공원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오피스텔 등 4곳이다.
올해 들어 남양건설, 한국건설, 남흥건설, 익수종합건설 등 지방 중견 건설사가 법정관리 및 부도를 맞았다. /더팩트 DB |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 등 2곳도 최근 경영난으로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은 지난 1969년 설립한 부산 24위, 전국 307위 건설사다. 익수건설은 부산 29위, 전국 344위 수준이다. 이외에 올해 들어 범현대가 건설업체인 에이치엔아이앤씨(133위)와 대창건설(109위)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사 폐업은 올해 들어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수도권에선 경기도에 본사를 둔 193위 한동건설이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금융권 이자 연체 등의 문제가 해소되면서 현재 회생 절차를 멈춘 상태다. 인천 소재의 전국 176위 건설사 영동건설과 126위 선원건설, 105위 새천년종합건설 등도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건설업계 일감도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폐업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1일 진행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을 170조200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수치다. 민간 수주의 토목과 건축 부문이 모두 전년 대비 16.1%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건설 투자 역시 감소할 전망이다. 건산연은 올해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가 전년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착공 감소 영향으로 착공과 투자 경향성이 줄어든 것이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에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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