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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쿠팡, 부산 물류센터 건설 멈춰…공정위 제재 반발?
입력: 2024.06.16 00:03 / 수정: 2024.06.16 00:03

불투명한 美 금리인하 '연내 1회'로 축소

쿠팡이 공정위의 과징금, 고발 등 제재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 진행하기로 한 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쿠팡이 공정위의 과징금, 고발 등 제재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 진행하기로 한 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최지혜 기자]

◆ 쿠팡은 부산 물류센터 건설 왜 멈췄을까

-쿠팡을 둘러싼 유통업계 소식도 들어봐야겠죠. 쿠팡이 오는 20일 진행하기로 한 부산 첨단물류센터 기공식을 돌연 취소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기공식을 취소한 날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대한 반론을 담은 입장문도 발표했다죠.

-네. 이번 물류센터 기공식 취소는 쿠팡이 지난 13일 공정위가 발표한 쿠팡 제재 결정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보인 행보로 풀이됩니다. 공정위는 이날 쿠팡에게 1400억원 과징금과 검찰 고발 결정을 내렸는데요. 쿠팡은 이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사업 확장의 핵심인 물류센터 투자를 중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 이유는 뭔가요?

-쿠팡이 고객에게 상품을 보여주는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것이 공정위 주장 골자입니다.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시키고 소비자들이 더 많이 사도록 만들었다는 것이죠. 공정위는 이를 위해 쿠팡 임직원들이 PB상품에 긍정적인 후기를 작성하게 하고, 소비자 선택을 흐렸다는 주장도 더했습니다.

-공정위 제재에 대한 쿠팡 반응은 어땠나요?

-쿠팡은 곧장 공정위 제재에 유감을 표하며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쿠팡은 고객들에게 배송·높은 품질·저렴한 가격 제품을 추천하기 위해 쿠팡 랭킹을 활용했고, 로켓배송을 위해 쿠팡을 찾은 소비자들에게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당연시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 물류센터 기공식은 왜 취소된 건가요?

-공정위 제제에 반발하면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입니다. 공정위가 부과한 1400억원 과징금은 역대 유통업체에게 부과한 금액 중 최고 금액인데요. 지난해 쿠팡이 달성한 영업이익의 4분의 1 수준에 달합니다. 재무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쿠팡은 오는 2027년까지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국 지역에 제공할 수 있도록 물류망을 키우는 데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부산 물류센터는 이 계획의 신호탄이었는데요. 공정위 제재가 회사 중장기 계획에 차질을 일으킬 만큼 큰 사안이라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과 공정위의 공방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쿠팡은 공정위 제재가 지속된다면 국내에서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부산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경기도 이천과 경상북도 김천 지역의 물류센터 착공 계획도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공정위와 쿠팡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고 양측 입장 합의점을 찾아야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투자까지 중단하고 나선 쿠팡에게 공정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美 금리인하 '연내 1회'로…한은 금리인하 시점 미루나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연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7월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온 연준은 같은 해 9월 이후 이번까지 7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로 한국(연 3.50%)과의 금리차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가 유지됐습니다.

-연준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연내 금리인하 기대 횟수를 낮췄다고요.

-네, 연준은 이날 새로운 점도표도 공개했습니다.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를 5.10%(중간값)로 제시, 3개월 전(4.60%)보다 0.50%포인트 높였습니다.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연내 인하 횟수가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줄어든 것인데요. 위원 19명 중 4명은 아예 올해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 동안 완화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을 2.6%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높였습니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밀리면서 한은의 금리인하도 10월이나 11월 1회에 그치거나 내년으로까지 밀릴 수 있단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요?

-네, 물가와 금리에 대한 이런 연준의 시각은 최근 한은의 인식과 흡사하기 때문인데요.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완화 기조로의 섣부른 선회 이후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져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 감수해야 할 정책 비용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현재, 이런 상충 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두름'의 원칙을 되새길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 역시 지난 13일 FOMC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연준이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에 기반해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고용 등 주요지표 움직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올해 9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 정도 내리면 한은도 10월이나 11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이 중요해진 현재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보다 앞서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요?

-네, 외환시장 변동성이 불안 요소인데요. 연준보다 한은이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없는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40~1400원에서 등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은은 올 2월부턴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환율 변동성'을 새로 넣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다소 주춤했던 가계대출 증가세도 불안 요소인데요. 5월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6조원이나 불었습니다. 지난해 10월(+6조7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년동월비 2.7%를 기록해 두 달째 2%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향후 물가 흐름이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가겠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외 경기 흐름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불안 요소를 고려해 다음 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다시 현 수준(3.50%)에서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지난해 2월 이후 12연속 동결입니다. 전문가들도 한은이 4분기 한 차례 정도 낮추고 해를 넘기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는데요. 한은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습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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