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14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무효 소송에서 원고 측에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되기를 원하는지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영풍 석포제련소.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무효 소송 첫 변론이 공전했다. 고려아연 측 법률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경력이 있는 법관이 재판부에 포함돼 영풍 측은 재배당 의견을 조만간 낼 예정이다. 절차가 본격화하면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14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무효 소송에서 원고 측에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되기를 원하는지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1회 변론이 예정됐으나, 21일로 연기했다.

재판부는 "구성원 중 일부가 (피고 대리인) 김앤장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 재배당 여부 의견을 묻는다"며 "우선은 재판부는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쌍방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 재배당 의견이 있으면 재배당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 재배당 정책은 형사합의부 사건에서 재판장 및 배석 판사와 피고 측 변호인이 같이 근무한 경력 등이 있으면 재판부가 소속 법원에 직접 재배당을 요청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영풍 측 의견을 듣고 조만간 재배당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영풍은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고려아연과 현대자동차 해외합작법인 HMG글로벌 사이 지난해 9월 이뤄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의한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냈다. 액면가 5000원, 보통주식 104만5430주다.

영풍은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고려아연과 현대자동차 해외합작법인 HMG글로벌 사이 지난해 9월 이뤄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의한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며 소장을 냈다. 사진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올해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 장씨 집안과 고려아연 최씨 집안은 '경영상 필요시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고려아연의 정관 변경 안건은 영풍이 승리했으나 배당금 관련 안건은 고려아연이 승리했다. 이번 소송은 무승부로 끝난 주주총회 연장선으로 진행된 셈이다. 영풍 측은 유상증자가 경영상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할 전망이다. 단순한 경영권 확보 행보라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신사업 확대라는 경영상 필요한 행위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기존 주주 이익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는 의견과 시장에서 유통돼 거래 안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소송과 별개로 고려아연은 조만간 열리는 핵심 계열사 서린상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4명을 추가 선임하는 등 경영권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린상사는 영풍그룹의 해외 판매 업체로 고려아연이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경영권은 지분 33.3% 영풍이 갖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사촌인 최민석 고려아연 전무와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 이수환 고려아연 임원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하면 서린상사 이사회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각각 8대 3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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