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서 폐기·22대 국회서 재발의 될까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토큰증권발행(STO) 제도화 법안이 무산돼 증권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토큰증권발행(STO) 제도화 법안이 무산됐다. STO 시장 선점을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등 준비 태세를 갖췄던 증권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22대 국회에서 STO 제도화와 관련한 연속성 있는 법안이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이라 증권가는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김희곤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또한 윤창현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전자증권법 개정안)'도 역시 폐기됐다. 모두 토큰 증권 발행·유통과 비금전재산신탁 수익증권 발행을 가능토록 하는 핵심 법안이다.
STO 법제화가 무산되면서 일찍부터 인프라 구축에 뛰어든 증권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2월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본격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컨소시엄과 인프라 구축에 이미 수백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STO 사업 전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곳은 유진투자증권과 지난해 9월 구축을 완료한 한국투자증권 등이 있다. 또한 코스콤과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올 상반기 공동플랫폼 개설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증권사들이 토큰 시장 플랫폼과 구축에 열을 올렸지만, 현행법상 특례 지정 없인 토큰증권을 유통할 시장이 없다. 기존 안대로 법안 통과가 이뤄져야 토큰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유통시장이 생긴다.
이에 업계는 22대 국회에서 토큰증권 시장이 개화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이마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윤창현 의원과 김희곤 의원이 모두 22대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연속성 있는 법안이 나올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해당 법안을 공동 발의한 의원 중 다수가 교체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TO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금을 투자했었고, 정책 진행 상황에 따라 인프라를 고도화한다든지 등 추가적인 대응도 고려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계속 추진을 해왔던 상황에서 지지부진해지고 언제 제도화가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흘러가다 보니 담당 부서에서 힘들어하고 수익화 측면에서 부담을 갖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증권가는 STO 제도화에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야 양측 공약집에 토큰증권 관련 제도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포함돼 개정안의 재발의 자체는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