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야놀자는 미국 현지에서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추진에 나서고 있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야놀자, 네이버웹툰 등 한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 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증시에 상장해 대규모 투자를 받고 성장한 쿠팡의 선례가 있는 만큼 성공적인 상장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네이버웹툰은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사업 보폭을 넓히거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를 직접 제출하는 등 미국 증시 데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야놀자는 올 초 미국 델라웨어주에 100% 자회사 'Yanolja US LCC.'를, 뉴욕 맨해튼에 '야놀자 US 오피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말에는 알렉산더 이브라힘 최고 재무 관리자(CFO)를 영입해 현지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등 현지에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놀자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한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로 공식화 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야놀자는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가치를 약 70~90억달러(약 9~12조원대)로 평가받길 원한다. 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년간 일한 경력이 있는 이브라힘 CFO의 영입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도 뉴욕 증시를 두드리는 한국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31일 미국 SEC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사실을 스스로 알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의 주식 발행 규모나 공모가 희망밴드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네이버웹툰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5억달러(6925억원)를 조달할 예정이며, 시장은 기업가치를 약 30~40억달러(4조~5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도 한국 기업의 미국 상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한 네이버웹툰은 물론, 앞서 지난 2020년 국내 증시 상장을 도전했다가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고배를 마신 야놀자 역시 이번 상장이 절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적자 경영을 이어가다가 지난해 영업이익 6174억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더팩트 DB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은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중요한 장기 성장 과제로 삼아왔다"면서 "그러나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기조로 이를 달성하지 못했던 만큼 상장 이후 전략 변화와 그에 따른 성과 확인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야놀자와 네이버웹툰 등 국내 유망한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자 '제2의 쿠팡'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두 기업도 국내 증시보다 자금력이 더 높은 해외 증시에서 대규모 투자금 조달해 기반을 먼저 마련하고, 향후 경영 성과까지 내겠다는 복안이 깔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커머스업체 쿠팡은 상장 전 적자기업이라는 우려에도 상장 당일 기업가치 100조원을 달성하며 투자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적자를 거듭하면서 기업가치가 20조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상장 초기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3조7000억원가량을 수혈 받은 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흑자를 달성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상장 이후 수익성 확대나 사업 전략 변화 등이 필요하겠지만, 올해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 분위기가 좋은 만큼 성공적인 IPO 여부도 확률이 높게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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