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iM뱅크로 사명 변경
20% 금리 적금 출시 등 신규고객 유치 사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DGB대구은행이 지난 5일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한 가운데 은행권은 이번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간 경쟁을 촉진해 독과점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iM뱅크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1호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며 'iM뱅크'로 탈바꿈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중은행 전환이 경쟁을 촉진해 은행 독과점을 흔들 '메기' 역할을 할 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iM뱅크가 기존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DGB대구은행은 지난 5일 'iM뱅크'로 사명을 바꾸며 새출발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제9차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경북권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한 바 있다. 지난 2월 대구은행으로부터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받은 이후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인가 요건을 검토한 결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한국씨티·SC제일은행에 이은 7번째 시중은행이 됐다.
금융권은 이번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 독과점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선 iM뱅크는 지방은행의 한계였던 영업망을 전국구로 확대하게 된 만큼, 신규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iM뱅크는 지난 5일 최고 연 20% 금리를 내세운 '고객에게 진심이지 적금'을 선보였다. 60일 만기 자유적립식 정기적금으로, 32만좌 한도다. 매일 100원부터 5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해당 적금은 총 연 20%의 금리가 적용되면서 금융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첫 적금 출시일 오전 한때에는 고객이 iM뱅크 앱에 대거 몰리면서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고 적금 가입 대기인원이 24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톡톡히 봤다. iM뱅크 측에 따르면 지난 4일과 지난달 1일~19일 기간까지 일평균 iM뱅크 고객수를 비교한 결과 신규 고객은 217.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객에게 진심이지 적금' 판매 당일인 지난 5일과 5월 1일~19일 일평균 iM뱅크 신규 고객을 비교한다면, 약 10배 정도 유입됐다.
특히 5월 1일~19일 기간 동안 iM뱅크 신규 고객중 대구·경북 지역 외 고객의 비율은 약 66%였으나, 5월 20일 이후 해당 지역 외 신규 고객 비중이 높아졌으며, 6월 1일~4일 기준으로 약 80%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iM뱅크는 신규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
다만 iM뱅크가 기존 시중은행의 독과점을 흔들고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산규모 등 이미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덩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iM뱅크의 총자산은 70조9000억원 수준으로, △KB국민은행 512조원 △하나은행 478조원 △신한은행 469조원 △우리은행 436조원 △NH농협은행 396조원 등 5대 은행과 차이가 많이 난다.
iM뱅크의 '총여신비율' 역시 지난해 말 일반은행(시중·지방·인터넷전문) 합계 기준의 3.3%밖에 미치지 못한다. '총여신비율'은 해당 은행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대출 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은행이 대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존 시중은행들의 '총여신비율'이 10% 후반~20%대 초반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iM뱅크의 갈 길이 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업의 경쟁 촉진을 위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내어준 만큼 iM뱅크가 공격적인 영업으로 고객 유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의 고금리 적금은 금융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다만 신규 유입된 고객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중요하다. 향후 여수신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M뱅크는 △기업고객을 위해 관계형 금융을 확대하고 △개인 고객에게는 디지털을 통한 편리한 상품과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핀테크 기업과는 개방적 협업을 통한 동반 성장 △지역사회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iM뱅크 관계자는 "디지털 접근성·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 등 지역은행의 장점을 함께 갖춘 새로운 은행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내세우고자 한다"며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브랜드 위상 강화 등 은행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