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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美 상장 레이스 시작…'라인사태' 해결·IP확보 '과제'
입력: 2024.06.04 12:58 / 수정: 2024.06.04 12:58

웹툰엔터테인먼트, 31일 美 SEC에 증권신고서 제출
'라인사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흥행 IP 지속 확보 '필수'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이 북미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이 북미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계열사가 상장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몸값이 한화로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하는 가운데, 상장 후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에버코어 등이다. 종목 코드는 'WBTN'이다.

웹툰은 네이버가 꼬박 20년을 공들인 사업이다. 네이버웹툰은 2004년 단순히 출판 만화를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 보여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6년 대규모 개편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네이버웹툰은 '도전만화'와 '베스트도전' 등의 아마추어 작가 발굴 통로와 주간연재 시스템, 세로로 길게 편집돼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면서 만화를 읽는 방식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스타 작가와 자체 지식재산권(IP) 등을 확보했다.

2010년대 초중반 스마트폰이 도입되며 네이버웹툰은 모바일 시대의 핵심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웹툰은 PC 시대의 콘텐츠로 시작됐지만, 모바일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성기를 맞았다"며 "이용자 개개인이 각자 로그인된 스마트폰으로 웹툰 콘텐츠를 소비하며 개인화된 데이터 축적이 용이했고, 이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추천 등도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웹툰이 갖는 위상이 커지면서, 네이버웹툰 역시 여러 차례 조직 개편을 거쳤다. 2015년에는 네이버가 사내독립법인(CIC) 제도를 도입하며, 네이버웹툰 CIC가 출범했고, 2017년에는 주주총회를 거쳐 '네이버웹툰 주식회사'로 분사됐다. 2020년부터는 글로벌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20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한국, 일본, 중국 등 지역별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50개국에서 2400만명의 창작자와 1억700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억8000만달러(약 1조7700억원), 순손실 1억4500만달러(약 2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외신 등은 네이버웹툰이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5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2022년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에 참여한 네이버웹툰 부스 전경. /네이버웹툰
외신 등은 네이버웹툰이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5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2022년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에 참여한 네이버웹툰 부스 전경. /네이버웹툰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상장 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주식 발행 규모와 공모가액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초 블룸버그 등의 외신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를 약 30억~40억달러(약 4조1550억~5조5400억원)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5억달러(6925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의 상장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기업공개 이후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를 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일본 이용자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 측에 소프트뱅크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라인야후 지분을 줄일 것 등을 권고해 논란이 됐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신고서의 '위험요소' 항목에 "네이버와 라인야후는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네이버와 라인야후 사이에 잠재적인 경쟁 사업 활동 또는 사업 기회와 관련해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라인야후 사태가 네이버의 웹툰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플랫폼인 라인망가는 '라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네이버의 지배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라인망가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라인망가 운영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지분 71.2%를 소유하고 있다. 라인야후가 보유한 지분은 28.7%에 불과하다.

지속적인 흥행 IP 발굴 역시 과제 중 하나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에서 흥행한 국내 웹툰 IP인 '나혼자만 레벨업'과 같은 작품이 매년 끊이지 않고 나와야 한다"며 "IP 매출 비중 확대가 필수적인 시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이후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미 침투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 협업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주춤했던 매출 성장이 확인된다면 네이버의 기업 가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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