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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조카의 난'...박철완 vs 금호석화 '자사주 소송' 2라운드 임박
입력: 2024.06.04 00:00 / 수정: 2024.06.04 00:00

OCI와 자사주 교환 무효 확인 소송 2심 조만간 개시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상무가 금호석화그룹과 OCI그룹 자사주 상호 교환이 박찬구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었다며 제기했다가 1심에서 각하된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이 조만간 시작된다. /더팩트 DB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상무가 금호석화그룹과 OCI그룹 자사주 상호 교환이 박찬구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었다며 제기했다가 1심에서 각하된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이 조만간 시작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상무가 금호석화그룹과 OCI그룹 자사주 상호 교환이 박찬구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었다며 제기했다가 1심에서 각하된 무효 확인 소송 2심이 조만간 시작된다. 경영권 분쟁에 연거푸 밀린 박 전 상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측은 지난달 31일 서울고법 민사14-1부에 박 전 상무가 제기한 자기주식처분 무효 확인 청구 소송 항소심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준비서면은 당사자가 변론에서 진술하려는 사항을 기재해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이다.

금호석화의 준비서면 내용을 검토한 재판부는 조만간 변론기일을 잡을 예정이다. 금호석화 측은 "별도 규정이 없는 한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 주식을 처분할 때 상대방 및 처분 방법을 이사회가 결정한다"라는 취지가 담긴 상법 342조를 강조할 전망이다.

고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이자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와 사내외 이사진 교체 등 안건을 올리고 회사 측과 표 대결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이후 박 전 상무는 '충실 의무 위반'으로 해임됐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그룹과 OCI그룹 사이 자사주 상호 교환을 문제 삼았다. 2021년 12월 금호석화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과 OCI그룹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는 친환경 바이오 에피클로로히드린(ECH) 합작법인 OCI금호를 설립하고, 315억원 규모 자사주를 상호 교환했다.

ECH는 전기차 및 풍력용 블레이드에 쓰이는 에폭시 중간 소재다. OCI금호는 내년부터 연간 10만톤 규모로 ECH를 생산할 예정이다. 글로벌 ECH 시장은 2021~2028년 연평균 5% 성장률을 기록하고, 2030년까지 총 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상무. /더팩트 DB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상무. /더팩트 DB

당시 금호석화와 OCI는 각 보통주 17만1847주와 보통주 29만8900주를 교환했고, 금호석화는 교환 주식 수와 같은 17만1847주를 추가 소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박 전 상무는 자사주 상호 교환이 박 회장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며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박 전 상무는 우호 주주에게 자사주를 넘겨 실질적으로 '신주를 우호 주주에게 발행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 법원은 "자기주식 처분에 신주발행 관련 법리가 적용된 것을 전제로 한 채권자 주장은 이유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11월 본안 1심도 패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김상우 부장판사)는 박 전 상무 등이 2022년 6월 제기한 자기주식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는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청구에 적격성이 없다고 봤다.

박 전 상무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박 전 상무가 항소심을 통해 뒤집기를 노릴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지난 2022년과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으킨 2·3차 '조카의 난'이 실패한 뒤 낸 입장문을 통해 경영권 분쟁 '불씨'를 남겼다.

박 전 상무는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회사와 별도 주주제안을 제출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박 전 상무와 손잡은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이 자사주를 내년 말까지 전량 소각하는 안건 등을 상정했으나 표 대결에서 밀렸다.

박 전 상무는 지난 3월 주총 이후 금호석화의 '3년간 자사주 절반 분할 소각' 계획 관련 입장문에서 "시장·주주에 주주가치 제고 진정성·의지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성장 및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모든 소액주주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1심 판단이 뒤집히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우호 주주에게 넘긴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판단할 때는 다른 영역으로, 상법 개정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법원이 1심과 다르게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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