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글로벌 순익 722억원…전년比 43.1%↓
글로벌그룹장 교체 등 쇄신 나서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전년 동기(1269억원) 대비 43.10% 감소한 7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그룹 |
국내 금융권이 '해외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사업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진출이 주춤했지만,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다시 각 지주사별로 해외 사업에 대해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성과는 제각각이다. 지주사별 해외 성적표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오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우리금융은 글로벌 부문 확대를 위해 핀셋 인사를 단행하는 등 팔을 걷어붙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7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1269억원) 대비 43.10% 감소한 규모다.
글로벌 부문이 그룹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76%에 불과하다. 이는 2030년까지 전체 은행 당기순이익의 25%를 해외에서 내겠다고 밝혔던 야심 찬 포부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핵심거점으로 여겨지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베트남우리은행은 1분기 순이익으로 각각 141억6900만원과 131억6900만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3%와 23.4% 감소했다. 우리소다라은행과 베트남우리은행이 우리은행 전체 해외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순익 감소가 뼈아팠다. 또한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순손실 68억9300만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글로벌그룹장의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더팩트 DB |
우리금융은 글로벌 부문의 순익 하락 원인이 시장금리에 상승에 따른 여파라고 진단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부실 여신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글로벌 실적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글로벌그룹이 관리하는 11개 해외법인은 지난해 22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604억원(20.9%) 감소한 규모다.
이에 우리금융 측은 지난 3월 그룹장을 교체하는 핀셋 인사도 단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3월 29일 류형진 전 외환그룹장을 글로벌그룹장으로 임명했다. 기존 글로벌그룹장인 윤석모 집행부행장은 HR(인사)그룹 조사역으로 배치됐다. 정기 인사 한 분기 만에 부행장급 그룹장을 교체한 것이다. 또한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도 교체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황규순 우리소다라은행 전 법인장 후임으로 김응철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외 부문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은 인사 단행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첫해부터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인사와 관련해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글로벌 부문 핵심거점으로 여겨지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실적이 1분기 크게 감소했다. 사진은 우리은행 베트남 하노이 호안 키엠 지점. /정소양 기자 |
우리금융은 향후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 금융사 인수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 동남아와 인도 등 다양한 금융사 인수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현지 법인에 5억불 증자도 계획돼 있다. 베트남은 이미 증자한 상태이며 글로벌 부분에 동남아 쪽으로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고(高) 성장국가인 인니,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대 법인을 집중 육성하는 '2nd Home' 전략 아래 리테일·기업금융의 균형잡힌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또한 고객과 조직의 현지화, 현지 맞춤형 상품개발 등 리테일영업 경쟁력 강화로 우량자산의 증대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홍콩, 런던, 두바이, 바레인 등 CIB지점은 우량 IB딜 주선 및 참여를 확대하고, 미주·유럽은 지역 간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지상사와 현지기업 대상 영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올해 폴란드와 인도 등 지점 신설을 통해 현지진출 국내기업에 대한 적극적 금융지원으로 글로벌 사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