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1차례 연속 기준금리 3.50% 유지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차례 연속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까지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환율·가계부채·부동산 등의 불씨도 재차 살아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 이창용 "물가 확신 들 때까지 긴축기조 유지할 것"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3.50%인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11회 연속 동결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 리스크도 지속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 긴축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4월 이후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에 물가 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하반기 인하 기대가 있는데 시점이 불확실하다.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연간 성장률은 기존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경기 호조와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 등 대외 요인이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내수 부진 완화 등 대내 요인은 0.1%포인트 높이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물가상승률은 기존과 같은 2.6%를 유지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상방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월평균 상승률 전망치를 2.3%에서 2.4%로 변경했다"며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상향 조정했는데, 첫째 자리를 변경해 전망 자체를 바꿀 정도로는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 증권가 "이 총재 발언, 하반기 금리 인하 전제한 것"
또 한 차례 금리 동결이 이뤄졌지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나 4분기에는 필히 금리 인하기 이뤄질 것이라는 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는 4월 당시보다 여건이 열악해진 듯 보이나 예상보다 균형을 잡은 회의로 판단한다. 이를 기반 연내 국내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될 공산이 커졌다"며 "미국은 9월, 한국은 10월에 첫 금리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민간소비 부진 이후 하반기부터는 민간소비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은의 전망은 결국 하반기 금리 인하가 전제되며 민간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면서 "해당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5월 금통위를 기점으로 하반기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확산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사는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올해 3분기(8월)로 유지한다. 이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매크로 불확실성 요인들로 인해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한은이 여전히 통화정책 정상화의 의지를 열어 뒀다고 판단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소수의견은 빠르면 7월, 늦어도 8월 중 개진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4분기 중 시행될 것"이라면서 "소수의견이나 물가 둔화 정도, 연준 인하 시기 등에 따라 빠르면 10월이 될 수 있겠다. 만약 미국 선거와 관련된 불안감과 그로 인한 환율과 시중금리 변동성을 보고자 한다면 첫 인하는 11월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