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간담회
라인 매각 시 네이버 주가에도 악영향…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시행 촉구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가운데)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네이버라인 지분매각 관련 노동조합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 노조가 라인야후 지분 매각 반대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아울러 네이버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이번 사태에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매각 사태 관련 노동조합 간담회'에 참석해 네이버 노조의 입장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이하 을지로위원회)가 주최하고,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와 박주민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과 네이버 노조 관계자가 참석했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어렵게 키운 글로벌 서비스를 외국정부의 부당한 압박 때문에 뺏기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최종 매각할 경우 △부당한 국가적 압박에 의한 지분 매각 시작 △네이버·라인이 쌓은 글로벌 IT기술 유출 △국내 인력 고용 불안 △국내 IT기업 해외 진출 걸림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지회장은 "(라인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가 일본으로 넘어가면 마치 거북선 기술이 넘어가고, 기술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처럼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일본의 압박은 사라지지 않는데 글로벌 서비스는 유출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일본 정부가 오는 7월1일까지 제출을 요구한 라인야후의 '2차 조치 보고서'에서 네이버의 지분 매각과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기로 했지만, 안심할 수 없으며, 오히려 국내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두 차례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빌미로 운영사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동등하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조정해 네이버의 영향력을 낮출 것을 행정지도했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조치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자 보고서에서 지분 매각과 관련된 내용을 제외했다.
오 지회장은 "7월1일 이후 지분을 매각하면 일본 정부의 압박없이, 기업이 자율적으로 매각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네이버 최대 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해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입장을 낼 것을 요청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네이버 지분 7.96%를 보유하고 있다.
오 지회장은 "라인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 진출의 교두보이기 때문에 이 서비스가 네이버에서 사라지는 것은 분명히 네이버 주가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해달라"고 밝혔다.
정부에는 "국내에서 만든 글로벌 서비스가 해외에서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며 "일본이 유럽연합(EU), 미국과 데이터 이동협정을 맺었듯,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사업하는 데 장벽이 되는 것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네이버 노조는 정치권에서 네이버 경영진을 만나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주민 위원장은 "네이버 경영진을 만나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어떻게 협상하고 있는지 등을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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