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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우애 강조? 유언장 납득 어렵다" 조현문 이의 표명에 재계 '황당'
입력: 2024.05.19 00:00 / 수정: 2024.05.19 00:00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유언장 일부 공개…"형제간 우애 지켜달라"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장을 남긴 것과 관련해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장을 남긴 것과 관련해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의종·최지혜·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최의종 기자] 5월 셋째 주 부처님 오신날 봄비가 내린 뒤 한동안 화창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경제계에서는 한 주 동안 크고 작은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효성가 소식인데요.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형제 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장이 공개됐지만, 잡음이 불거졌습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 갈등이 회자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의 리더십 교체가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3월 본격적인 경찰 횡령 수사로 인한 정용원 전 대표 공백이 채워졌는데요. 곽재선 KG그룹 회장 선택은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과 박장호 생산본부장이었습니다. 곽재선·황기영·박장호 3인 체제로 바뀐 KG모빌리티가 당면한 숙제는 적지 않아 보입니다.

금융업계에서는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출범했습니다. 대구·경북권 중심 지방은행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데요. 사명도 대구은행에서 iM뱅크로 변경합니다. 은행업의 메기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인데요. 대형 은행과 체격 차를 고려하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 "효성 차남 조현문, 법률적으로 문제없는 유언장마저 부정"

-먼저 지난 3월 29일 별세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텐데요. 기업 총수의 유언장은 어마어마한 유산 규모, 경영권 분쟁 등으로 연결돼 늘 세간의 관심을 받죠. 이번 경우에는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을 향해 시선이 쏠렸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석래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했고, 유언장 내용 일부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고인은 유언장에서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는데요. 이는 아버지로서 차남을 품어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조현문 전 부사장은 형 조현준 회장, 동생 조현상 부회장을 비롯해 가족들과 의절한 상태로, 장례 때도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아 5분간 머무른 게 전부였죠.

-조현문 전 부사장은 왜 가족들과 멀어졌나요?

-지난 2013년 조현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습니다. 이후 지분 전량을 매도하고 효성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했는데요. 이듬해 조현준 회장과 효성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킨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시 조석래 명예회장과도 갈등을 빚었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오른쪽) 등 발인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지난달 2일 조석래 명예회장의 관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더팩트 DB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오른쪽) 등 발인식에 참석한 유족들이 지난달 2일 조석래 명예회장의 관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더팩트 DB

-그렇군요. 조석래 명예회장의 '우애 당부'에도 형제간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대해 이의를 표명했다고요?

-유언장에는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앞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문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아버지 유지를 받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나 갑자기 법률 대리인을 통해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의를 제기한 이유가 있을 텐데.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조현문 전 부사장의 이러한 태도가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7년 자신의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는 협박을 당했다며 조현문 전 부사장을 맞고소했고,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조현문 전 부사장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해당 재판을 지목하기도 했죠. 그는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형제들을 겨냥했습니다.

-재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형제간 우애를 강조한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 내용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대립 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는 동시에, 근거 없이 잡음을 일으키는 조현문 전 부사장의 태도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형제들과 오랜 기간 갈등 관계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가족과 관련된 모든 것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는데요. 한 재계 관계자는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유언장마저 부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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