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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KG모빌리티, '대표이사 3인 체제' 전환 배경 살펴보니
입력: 2024.05.19 00:03 / 수정: 2024.05.19 00:03

곽재선·정용원→곽재선·'현대차맨' 황기영·'쌍용차 성골' 박장호 체제로

KG모빌리티는 지난 13일 경기 평택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 전무와 박장호 생산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G모빌리티
KG모빌리티는 지난 13일 경기 평택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 전무와 박장호 생산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G모빌리티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최의종 기자]

◆ KG모빌리티, 임시 주총·이사회 열어 황기영·박장호 대표이사 선임

-이번에는 자동차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KG모빌리티 리더십 교체가 있었죠?

-그렇습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13일 경기 평택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 전무와 박장호 생산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과 정용원 KG모빌리티 대표 각자 대표체제에서 곽 회장과 황·박 전무 3인 대표체제로 리더십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KG모빌리티 대표이사 교체는 예고된 일이죠?

-네, 지난 3월 경찰이 수사를 본격화한 직후 정용원 전 대표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평택 본사를 압수수색 하며 정 전 대표와 전현직 임원의 횡령 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경찰은 정 전 대표가 KG모빌리티 전신인 쌍용자동차 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임직원과 용역비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선임된 황기영, 박장호 전무 어떤 인물인가요?

-황기영 전무는 1992년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30년 동안 근무한 대표적인 '현대차맨'입니다. 현대차에서 해외서비스·품질, 판매 교육 부문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뒤 북미팀 부장, 유럽법인 부장, 영국법인장, 러시아법인장 등을 맡으며 수출 업무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해 1월 KG모빌리티에 넘어온 뒤에도 유럽·러시아사업부장과 해외사업본부장 등으로 근무하며 수출 성과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 KG모빌리티는 지난달 9751대를 선적해 전년 동월 대비 40.1%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박장호 전무는 황 전무와 전혀 다른 능력을 갖춘 인물입니다. 황 전무보다 1년 먼저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박 전무는 같은 해 쌍용자동차에 입사한 뒤 자동차 회사의 근간인 생산 부문에서 오래 일했습니다. 쌍용차 창원엔진공장 공장건설부와 엔진·구동생산부 등에서 일한 뒤 생산혁신팀 팀장과 생산혁신담당 및 노무담당 상무를 거쳐 생산본부장까지 올랐습니다. KG모빌리티 출범 이후에도 생산본부장으로서 생산 현장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했습니다. 쌍용차 '성골'로서 KG모빌리티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곽재선·정용원 각자 대표체제에서 곽재선, 황기영, 박장호 3인 체제로 바뀐 배경은 무엇인가요?

-정용원 전 대표 대안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쌍용차에서 두 차례 회생절차 관리인으로 선임돼 KG그룹 품에 안기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정 전 대표는 해외 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현지 공장과 중국 비야디(BYD) 배터리 협력 등을 정 전 대표가 주도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인분 이상하던 정 전 대표 후임자를 찾기 마땅치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결국 수출 분야 핵심 인물 황기영 전무, 생산 분야 핵심 인물 박장호 전무를 모두 기용해 빈자리를 채우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3인 대표이사 체제가 된 KG모빌리티의 가장 큰 숙제는 국내 판매 부진인 것 같네요.

-그렇습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1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 당기순이익 5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분기에 이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로만 본다면 쌍용차 시절인 2016년 이후 7년 만에 흑자를 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토레스 신차 효과가 사라지면서 국내 판매는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수 판매는 46.5% 줄어든 1만2212대에 그쳤습니다. 다만 수출은 39.2% 증가한 1만7114대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저조한 게 뼈아픈 대목입니다.

-국내 판매 부진에 대한 돌파구 마련에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이네요.

-KG모빌리티는 우선 최근 토레스 브랜드에 새로운 실내 디자인과 최신 편의사양을 적용한 '더 뉴 토레스'를 출시했습니다.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반영해 주행에 필요한 사양을 갖추고, 디자인 변경 등으로 상품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다음 달에는 택시 모델 사전계약만을 받고 있는 코란도 EV를, 3분기에는 토레스 쿠페 모델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박장호 대표이사 전무가 최근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행보를 지켜보시죠.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최종 확정됐다. 사진은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DGB대구은행/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최종 확정됐다. 사진은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DGB대구은행/DGB대구은행

◆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대구은행, 은행권 과점 흔들 '메기' 될까

-이번에는 금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DGB대구은행이 전국에서 영업이 가능한 시중은행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는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의 탄생인데요. 업계에선 은행권 과점체제 해소를 위한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네, 지방은행 중에서는 첫 시중은행 전환 성공 사례인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제9차 정례회의를 열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국내 시중은행은 기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에 이어 7개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NH농협은행은 특수은행으로 분류됩니다.

-그렇군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사명 변경에 나선다면서요?

-네, 1967년 국내 첫 지방은행으로 탄생한 대구은행은 설립 57년 만에 시중은행으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사명을 'iM뱅크'로 변경할 계획인데요.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향후 3년간 영업점 14개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금융상품 제조-판매 분리 환경의 이점을 활용한 플랫폼사와의 개방적인 제휴, iM뱅크 등 디지털 앱 및 IT시스템의 전면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 친화적이면서 생산적인 채널망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금융당국에선 은행업 영위 경험이 있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서 업무영역·규모 등을 확대하는 방식인 만큼,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요?

-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 영업·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으며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 첫 타자로 대구은행은 올해 2월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아 왔는데요. 금융당국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했던 것은 전 은행권 대출·예금의 약 70%를 5대 은행이 점유하고 있는 과점적 구조의 은행업을 경합시장으로 전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에 대구은행이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던 부담도 완화됐는데요. 기존 은행과의 본격적인 금리 경쟁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은행 간 경쟁이 촉진되고,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기존 시중은행과 체급 차이가 큰 만큼 메기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79조원 수준이지만 기존 주요 시중은행들의 총자산은 400조~500조원에 달하는데요. 격차가 5배 이상 납니다.

시중은행에 비해 대구은행의 연체율이 높아 건전성 우려도 나오는데요. 1분기 대구은행의 연체율은 0.64%로 국내 은행의 3월 말 기준 연체율(0.43%)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소비자 후생 증가 등을 기대하는 만큼 업계에서도 (대구은행의) 시중은행으로서의 성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총자산 규모 등 시중은행과의 차이로 맞대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져나간다면 시중은행과의 경쟁은 가능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대구은행이 자산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의 지표를 키워가기 위해서는 거래 고객을 늘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대구은행의 이번 사명 변경이 수십년 동안 유지해 온 '대구'를 뺀 과감한 행보로 평가되는 만큼 고객에 각인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네요.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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