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압류한 가상자산을 처음으로 매각해 세금으로 메웠다.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세종=박병립 기자] 압류한 체납자의 가상자산을 국세청이 처음으로 직접 매각해 세금으로 메웠다. 매각액은 11억원이다. 그동안 가상자산을 압류한 뒤 세금을 내면 압류를 풀었던 것과 달리 직접 가상자산을 매각해 세금화 한 것이다.

국세청은 미술품 투자, 지능적인 상속 포기 등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 641명에 대한 강제징수에 나섰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면서 압류 가상자산을 최초로 직접 매각해 징수했다고도 설명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A씨는 수년간 부가가치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고액·상습체납자로 수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 체납자가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을 압류조치한 뒤 전화, 우편 등으로 수차례 납부를 독려했으나 A씨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이번달 과세관청이 가상자산을 직접 매각해 체납액 수억원을 징수했다.

아울러 국세청이 2021년부터 세금 체납으로 압류한 가상자산은 총 1080억원이며 이 중 946억원은 현금으로 징수를 완료했다.

그간 과세관청을 포함한 법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가 제한돼 압류 가상자산일지라도 직접 매각·징수를 할 수 없었지만,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이번달부터 가상자산의 직접 매각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 첫 매각에서 가상자산 11억원을 직접 매각했으며 나머지 압류 중인 가상자산 123억원도 매각·징수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직접 매각은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압류 통지 후 압류(이전·매매 동결)→체납자에게 압류한 가상자산에 대한 이전·매각 예정 통지→가상자산사업자에게 압류한 가상자산의 이전 요청→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을 세무서 계정으로 이전→세무서장은 가상자산을 매각해 체납액으로 충당 등으로 진행된다.

양동훈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가상자산을 직접 매각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납세의무)의미가 있다"며 "매각 시점은 체납자와 협의한 뒤 진행한다"고 말했다.

자녀 명의를 이용해 해외에서 미술품을 구입하는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개념도. /국세청

아울러 이번 재산추적 대상자 641명은 미술품·귀금속·신종투자상품 등으로 재산을 숨긴 41명, 상속재산이나 골프회원권 등 각종 재산권을 지능적인 수법으로 빼돌린 285명, 고가주택 거주·고급차량 운행 등 호화롭게 생활하는 315명 등이다.

B씨는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자녀 명의로 고가의 그림과 조각상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한 혐의다.

C씨는 모친 사망으로 고가의 아파트를 상속 받을 상황에서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다른 상속인과 짜고 상속을 포기하는 대신 현금을 받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함 혐의다.

rib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