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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하>] HD현대 vs 한화오션, KDDX발 갈등 점입가경
입력: 2024.05.12 00:00 / 수정: 2024.05.12 00:00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군사기밀 유출' 관련 갈등의 골 깊어져
HD현대마린솔루션, 성공적 증시 데뷔전 치러


방위사업청은 조만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대한 입찰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은 KDDX 모형. /HD현대중공업
방위사업청은 조만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대한 입찰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은 KDDX 모형. /HD현대중공업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고발에 맞고소로 대응…여론전에 소송전까지 확전

-이번에는 조선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국내 특수선 양강 업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네요.

-그렇습니다.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KDDX 개념설계 자료 등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HD현대중공업 직원 사건에 대해 앞서 지난 3월 한화오션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임원급'이 개입됐는지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최근 한화오션 임직원 대상 고소장을 내며 정면 반박에 나섰습니다. 고소장에 적은 혐의는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입니다. 당시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급, 중역이 군사기밀을 유출에 개입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는 허위라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건가요?

-한화오션은 유죄가 확정된 HD현대중공업 직원 수사 기록 등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했다고 합니다. 기록 내용을 살펴본 한화오션은 기밀 유출 사건에 임원급, 중역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수사 기록 등장인물인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한화오션이 회사 중역이라고 언급한 '수석부장'은 직원 최상위직급으로 임원이 아니었다며, 내용을 짜깁기해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이미 국군방첩사령부와 울산지검이 수사를 벌여 직원만 재판에 넘겨 유죄가 확정된 사안을 한화오션이 다시 들춰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한화오션도 즉각 반박했죠?

-그렇습니다. 임직원이 고소된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중역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한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고발장을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울산지검이 HD현대중공업 임원급 등 윗선을 재판에 넘기지 않은 이유도, 당시 초점이 직원에 맞춰져 임원급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을 가리켜 '안타까운 도덕관념'을 갖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갈등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입니다.

-K-방산에 중요한 두 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뭔가요?

-우선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직원 개인이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사실상 회사 대 회사의 충돌로 보고 있습니다. 충돌 원인으로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입찰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총사업비가 약 8조원인 KDDX는 한화오션 전신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행했습니다. 현재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놓고 양사가 팽팽한 경쟁을 벌이는 구도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입찰한 업체가 상세설계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속내를 조금 들여다보면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보안감점 1.8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에 입찰은 부담일 수 있습니다. 반면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은 기본설계를 진행했다고 상세설계도 맡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입장입니다. KDDX 이후 당분간 국가 발주 대형 사업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양사 갈등이 격화한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조만간 입찰 방식을 정할 예정입니다.

-HD현대 정기선 부회장과 한화 김동관 부회장은 친한 사이로 알려졌는데, 최근 양사 갈등은 이와 별개로 점점 깊어지고 있네요.

-네, 이와 관련 HD현대와 한화 재계 순위의 영향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위를 보면 한화그룹이 자산 83조원으로 7위를, HD현대그룹은 81조원으로 9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조선 분야로 좁혀서 보면 HD현대가 업계 1위입니다. 이런 구도가 장기간 이어지다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상황이 미묘해졌습니다. 그룹 순위는 한화오션이 위고, 업계 순위는 낮은 상황이 만들어졌고, 고착화된 조선업계 순위 구도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양사 모두 방위산업 강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한화오션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관련자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임원급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당시 수사나 재판 기록 등을 넘겨받아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입니다. 경찰은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이 HD현대중공업의 KDDX 기본설계 입찰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고소 사건도 조만간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경찰 수사 결과 지켜보시죠.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기념식에서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오른쪽)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기념식에서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오른쪽)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 '성공적 IPO' HD현대마린솔루션, 우리사주도 인당 2억 '활짝'

-다음은 증권가 소식을 들어봅니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이 이번 주 증시 데뷔전을 치렀는데요. 청약 단계부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만큼 상장 첫날 주가도 빨간불을 켰다고요?

-네. 8일 코스피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8만3400원) 대비 96.52%(8만500원) 오른 16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따블'(공모가 2배 상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근접한 성적으로 주주들을 웃게 했습니다.

기세도 이어졌는데요. 상장 이튿날인 9일 장에서는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다소 몰리면서 7%가량 내렸으나, 10일 장에서 다시 18.58% 오른 18만6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공모가 기준 3일 만에 116.54%(9만7200원) 상승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18만원보다 더 높은 주가를 염원한 주주도 있겠으나, 이 정도면 성공적인 첫 주를 보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렇군요. HD현대마린솔루션 측도 상장 첫 주 주가가 공모가보다 2배가량 높게 형성된 게 반가울 일일 텐데요. 상장을 통한 자금 유치로 기존 주력 사업인 선박 유지보수를 넘어 친환경·디지털 사업 확대, 해외 진출 등 향후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듯합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직원들도 활짝 웃을 만하겠는데요?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한 직원들은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게 사실입니다. 일반 청약에 앞서 전체 공모 주식 890만 주 중 20%에 해당하는 178만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배정됐기 때문인데요. 우리사주조합은 92.8%의 청약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를 적용한 금액으로 환산 시 약 1377억4402만원을 우리사주조합이 매입했죠.

배정된 주식에서 전체 직원 수(사업보고서 기준 558명)를 나눠 단순히 계산하면 1인당 평균 2960주씩 청약을 한 셈인데요. 인당 금액으로 치면 약 2억4685만원으로, 상장 첫 주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넘게 올랐으니 직원 한 명이 가진 주식 가치는 2억 넘게 올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직원 한 명당 2억을 넘게 벌었다고 생각하니 놀라운데요. 다만 우리사주로 매입한 주식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가 걸려있기 때문에 현재 수익률이 1년 뒤 수익률로 이어질지는 현재로썬 장담하긴 어렵겠네요. '핫데뷔'에 성공한 코스피 새내기의 주가 향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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