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준금리 동결 예상…인하 시점 늦으면 내년
항공업계 지각변동, 다른 길 가는 제주·티웨이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우지수 기자]
◆ 미국 연준 기준금리 동결 행진…한은 금리 인하는 언제?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고환율·고물가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Fed는 지난 1일(현지시간) FOMC에서 만장일치로 정책금리를 현재의 연 5.25~5.5%로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6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지속하게 됐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p(포인트)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Fed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확신이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요.
-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 "최근 몇 달간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는 문구를 추가했는데요. 해당 문장은 3월 성명에서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가 이달 성명에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 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지표는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기준금리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오랜 기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치만 시장 일각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면서요?
-네, 파월 의장은 현재의 연준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낮출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금리 인상 우려를 일축했는데요. 그는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긴축 정책을 얼마나 지속하냐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의 5월 기준금리 결정에도 시선이 쏠리는데요.
-네, 한국은행도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달에 이어 11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불안한 물가와 고환율 때문인데요. 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9%대로 석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부 목표 수준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물가뿐만 아니라 1300원 중후반대로 치솟으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환율 역시 골칫거리입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장 중 약 17개월 만에 무려 1400원대까지 뛰었는데요. 현재는 다소 진정돼 1360원대로 소폭 내려 왔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1원 내린 1362.8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연준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도 갈수록 늦춰지는 분위기라면서요.
-그렇습니다. 일각에선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은 9월, 우리는 11월 정도에나 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지금까지 휘발유 가격이 그나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한은은 올해 인하하지 못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도 "한은이 미국을 보고 10월, 11월 인하할 수 있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렇군요.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의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단과 만나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와 관련해 "4월에 했던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4월 통화정책방향이 5월 통화정책방향의 근거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바뀐 통화정책 환경으로 3가지 영향을 지목했는데요.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분기 대비 1.3% '깜짝 성장'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 확대 등입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중요한데 (금통위 이후) 금통위원 2명이 바뀌었고 제가 여기에 있으면서 금통위원들과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며 "5월 (경제) 전망 전에 3가지 영향 중에 우리가 놓친 게 무엇인지,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직원들의 분석을 통해 금통위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의견 교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향후 통화정책을 원점에서 검토할 정도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한은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 기준금리가 연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11개월째 유지하고 있는데요. 장기간의 고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경제 곳곳에서 부각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만큼 이번 한은의 판단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두 대형항공사 합병에 따른 전무후무한 항공업계 재편에 각 LCC는 손익 계산을 벌이며 대응하고 있다. /각 사 제공 |
◆ 기존 사업 유지 제주항공 vs 사업 확장 티웨이항공, LCC 업계 승자는
-마지막으로 항공 업계 소식입니다. 먼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소식부터 들어볼까요. 최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 EC의 승인 조건 중 하나인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이 진행됐죠?
-그렇습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진행해 에어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 3곳의 참여 의사를 받았습니다. 유력했던 저비용항공사 LCC 매출 1위 업체 제주항공은 결국 참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매각 측은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에어인천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과 달리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점에서 유력해 보였는데요. 불참 배경은 무엇인가요?
-자의든 타의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제주항공은 예비입찰에는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채를 포함해 1조원이 넘는다고 알려진 매각가가 참여를 어렵게 만든 점으로 보입니다. 화물사업부 기재가 노후화된 점도 매력을 떨어뜨리는 지점입니다.
-제주항공은 사실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업계 재편에 관망하는 모양새네요. 제주항공을 바짝 쫓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어떤 상황인가요?
-LCC 매출 2위인 티웨이항공은 중단거리에서 벗어나 중장거리로 노선을 확대합니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경쟁이 제한된다며 4개 노선인 프랑스,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로마 노선을 이관하라고 요구했고, 티웨이항공이 해당 노선을 넘겨받기로 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6월부터 해당 노선을 순차 취항합니다.
-그런데 4개 노선 중 티웨이항공 파리 취항이 순탄치 않은 분위기네요?
-프랑스 항공당국이 합병 절차 완료 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등 3개 사가 취항하는 것은 항공협정 위반이라는 의견을 냈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가 프랑스 항공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달 중 협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협의가 잘 끝나면 유럽 노선을 취항하며 사업 다각화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전략을 펼치는데 제주항공 전략은 무엇인가요?
-제주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인수하거나, 중장거리 노선에 힘을 싣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LCC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는 전략입니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 출신 김이배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기재 도입 방식을 리스가 아닌 직접 구매로 바꿨습니다. 고유가, 고환율 상황에 리스비 부담을 덜며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입니다.
-전무후무한 항공업계 재편 과정에서 LCC업계 1, 2위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데 어느 쪽이 옳았는지는 결국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중장거리 노선으로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과 내실을 다지며 기단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는 전략, 어느 쪽에 더 나은 선택인지는 수년 뒤 실적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후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통합에 따라 탄생하는 '메가 LCC'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업체가 좋은 성적을 받을지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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