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 부채 60% 급증…공기관 부채 증가분 32%
LH 3기 신도시 6조, 한전 전력공급 9조 등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시행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부채가 급증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인 차주라면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 가능한 상품이다. /뉴시스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특례보금자리론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기 신도시 주택공급으로 공공기관의 부채가 700조원을 돌파했다. HF의 부채 증가분이 전체 공공기관의 32%를 차지했다. LH의 주택공급과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공급비용 조달도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4년도 1분기 경영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수출입·기업은행을 제외한 324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709조원으로 전년대비 38조원 늘었다. 자산은 1096조3000억원이었는데,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전년 177.9%에서 5.1%포인트 증가한 183.0%로 집계됐다.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HF의 특례보금자리론이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차주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으로 출시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차주 소득에 관계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지난해 고금리 상황에서 시중은행보다 낮은 고정금리를 책정해 수요가 높았다.
해당 상품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 상품으로, 올해 1월 신청과 접수가 마감됐다. 마감 결과 유효신청금액은 43조4000억원, 대출 신청은 18만1971건에 달했다. 출시 당시 제시했던 1년간 공급 목표 39조6000억원을 5조원가량 웃돌았다.
신청이 활발했던 만큼 재정 부담도 증가했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실행으로 HF 부채는 총 1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의 31.6%에 해당하는 규모다.
HF 내부적으로 큰 폭이다. HF의 부채는 2022년 18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각각 부채가 200조와 150조에 육박하는 한전과 LH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부채가 무려 62% 급증해 29조5000억원이 됐다.
지난해 324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전년대비 38조원 늘어난 709조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5.1%포인트 증가해 183%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 |
이어 한국전력공사 전력공급비용 조달을 위한 차입금이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사실상 지난해 5월 이후 멈춰선 상태다. 지난 4분기에 산업용 전기요금만 ㎾h당 10.6원 인상했다.
또 LH의 신도시 주택건설로 6조2000억원의 부채가 늘었다. 전년 부채 146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52조8000억원으로 4.2% 증가했다. LH의 경우 3기 신도시 주택건설을 위한 대출 실행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외에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급여비 충당부채가 4조2000억원, 한국도로공사의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로 2조5000억원의 부채가 증가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인수해 1조9000억원의 빚이 늘었다.
wisdo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