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숙취 해소' 입증해야 하는 제약사들…시장 판도 바뀌나
입력: 2024.04.30 14:44 / 수정: 2024.04.30 14:44

식약처, 숙취해소 과학적 근거 입증 의무화
인체적용시험, 많은 비용과 시간 들어
업계 "숙취해소제 시장 재편될 것"


식약처가 숙취해소제의 숙취해소 기능 표시·광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2025년부터 과학적 근거가 입증되지 않은 숙취해소제품을 판매할 경우 행정처분을 받게된다. /이새롬 기자
식약처가 숙취해소제의 숙취해소 기능 표시·광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2025년부터 과학적 근거가 입증되지 않은 숙취해소제품을 판매할 경우 행정처분을 받게된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저녁 술자리가 잦은 대학생 이 모씨(23)는 숙취가 심해 항상 숙취해소 제품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 씨는 "술 먹기전 매번 숙취해소제를 먹고 있지만 사실상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숙취해소제를 먹은 날과 먹지 않은 날의 숙취가 비슷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는 숙취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걸 알면서도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먹는다. 원효대사의 해골물 같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과학적 근거 없이 모든 식품에 '숙취', '숙취해소' 등의 표현을 쓸 수 없게 됐다. 숙취해소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들은 관련 기능을 입증하기 위해 인체적용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인체적용시험 인증이 의무화되면서 제약업계 안팎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각사 제품의 숙취해소기능을 입증하기 위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숙취 해소 제품군 중 음료제형인 컨디션헛개의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으며 환, 스틱 등다른 제품군에 대한 시험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아제약과 광동제약도 각사 제품의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독은 이달 초 시험에 돌입했다. 종근당은 2021년 8월 자사 제품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을 완료했다.

숙취해소제의 효능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했다고 판단한 식약처는 '숙취해소 표시·광고 실증을 위한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체적용시험 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대한 정성적 문헌고찰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갖춘 경우에 한해서 숙취해소 문구를 표기·광고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을 받게된다. 식약처의 규제 강화로 소비자의 숙취해소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숙취해소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올해 12월 31일 이전까지 숙취해소기능성 관련 원료 또는 완제품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해야한다. 시험을 통해 △혈중 알코올(에탄올) 농도의 유의적 개선 효과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의 유의적 개선 효과 △알코올 숙취 심각정도(AHSS) 및 급성 숙취 정도(AHS)의 유의적 개선 효과 등을 입증한 자료도 확보해야 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숙취해소제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규제로 시장에 우후죽순 출시된 제품들이 정리되고 숙취해소제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숙취해소제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건강기능식품, 식품, 주류업계 등 다양한 업계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맛과 형태에 다양성을 둔 제품들도 활발하게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체적용시험에 드는 비용은 수억원에 달한다. 새롭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체비용시험을 실시해야하기 때문에 경제적·시간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은 품목을 정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인체적용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제품 디자인 까지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용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체적용시험도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는데, 입증하지 못할 경우 제품 패키지를 전면 교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적으로 부담을 갖고 제품 품목을 정리하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체적용시험이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업계에서 숙취해소제 시장에 뛰어들곤 했는데, 지금은 이전에 없던 과정이 생겨 관련 시장 허들이 높아질 것이고 이로 인해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주춤했던 숙취해소제 시장은 2022년 엔데믹 이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아이큐코리아의 2023 하반기 일용소비재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2243억원을 기록했던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2022년 처음 시장 규모 3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판매액은 2022년 대비 10.4% 늘어난 3473억원으로 집계됐다.

bongous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