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의 1분기 순익 반토막 전망
국내 사업 성장 정체…동남아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할지 관심
국내 사업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화생명은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1분기 보험업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한화 보험계열사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맏형 격인 한화생명의 1분기 순익이 반토막 날 것이란 전망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명보험업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한화생명은 국내 사업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화생명은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순익, 영업익 모두 반토막 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한화손해보험의 1분기 실적은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생명의 실적 하락은 생보업계 전반적인 흐름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 생명보험사 순이익 합계 전망은 75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458억원(46.1%)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생보사들이 올해 1분기 단기납종신 등 절판효과로 호조를 보였으나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하면서 대규모 순익감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NR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했으나 아직 보험사에 청구되지 않아 미래에 지급하게 될 추정 보험금이다. 보험사는 이를 부채인 책임준비금에 계상해야 하기 때문에 순익이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생보사의 이익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이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1분기 투자부문의 기저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고 IBNR 관련 제도 개선의 영향이 1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한화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주력상품이던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 역시 지난해말 규제가 강화되며 보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지분투자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왼쪽 위)의 역할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한화생명 |
국내 사업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화생명은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등 실적 반등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한화생명은 현지 은행 지분투자를 통해 해외 은행업에 진출한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현재 리포그룹이 노부은행 최대주주이지만 계약 이후엔 한화생명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한화생명을 필두로 한화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에 이어 은행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노부은행 지분투자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향후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시장 확장전략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지분투자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역할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사장이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리포그룹 존 리아디 대표와 만나 나눈 대화가 이번 계약의 초석이 됐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작년 3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리포손해보험' 지분투자를 성사시키며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방카슈랑스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 뿐만 아니라 은행권 동남아 진출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많이 잡혀 있고 동남아에서 국내 금융사에 대한 이미지나 선호도도 높은 편"이라며 "시장의 산업 성숙도를 봤을 때 우리나라는 굉장히 성숙도가 높아져 있는 반면에 동남아는 아직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빠른 진출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방카슈랑스시장 공략을 통해 현지 법인 순손익 적자 탈출에 나설 수 있을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실제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9억2500만원으로 전년(16억600만원)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인도네시아법인의 당기순손익은 2021년 25억82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