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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고객과 제품으로 대면"…'혼류 생산' KG모빌리티 평택공장 가보니
입력: 2024.04.24 14:00 / 수정: 2024.04.24 14:00

지난해 10월 500억원 투자해 모노코크·프레임 차종 함께 생산 

자동차 골격 보디를 만드는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차체 1공장. /KG모빌리티
자동차 골격 보디를 만드는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차체 1공장. /KG모빌리티

[더팩트ㅣ평택=최의종 기자] '엘리제를 위하여' 기계음과 용접 소리가 뒤섞여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차체 1공장 안을 맴돌았다. 안전 표어가 곳곳에 붙은 차체 1공장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의 골격 '보디'는 조립 라인에서 완성차 제품으로 탄생하고 있었다.

경기 평택시 KG모빌리티 평택공장을 23일 방문했다. 본사와 종합기술연구소 등으로 이뤄진 부지면적 86만㎡ 평택공장에서는 티볼리&에어와 코란도, 코란도 EV, 토레스, 토레스 EVX,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이 생산된다.

KG모빌리티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1.09% 늘었다. 판매량은 전년보다 16.5% 줄어 2만9326대로 집계됐으나, 수출은 2014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배경으로 '경영자부터 현장 직원까지 한 몸으로 기업을 운영한 점'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동안 조립 2라인과 조립 3라인 통합 공사를 통해 혼류 생산을 가능하게 한 점을 언급했다.

2022년 8월 KG그룹 품에 안긴 KG모빌리티는 약 500억원을 투자해 '모노코크' 차종을 생산하는 2라인과 '보디 온 프레임' 차종을 생산하던 조립 3라인 통합 공사를 벌였다. '일체형'으로 불리는 모노코크 구조는 보디와 프레임이 하나로 돼 있는 차량 구조다.

혼류 생산이 가능한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3라인. /KG모빌리티
혼류 생산이 가능한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3라인. /KG모빌리티

반면 프레임 구조는 사다리꼴 프레임에 파워트레인과 차량 보디를 올리는 구조다. 앞서 조립 1라인과 조립 2라인에서는 토레스 등이 생산되고, 3라인은 렉스턴 등이 생산됐다. 현재는 통합 공사를 통한 혼류 생산으로 유연성이 확보됐다.

이날 방문한 조립 3라인에서는 토레스 EVX와 렉스턴이 함께 생산됐다. 조립 3라인은 의장-섀시-파이널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구역마다 작업자가 한창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보디 및 데크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효율성이 높다고 한다.

섀시 라인에서는 모노코크 방식과 프레임 방식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파이널 라인은 냉각수나 연료 주입, 에어컨 설치 등 작업이 이뤄졌다. 정해진 조립3팀 책임매니저는 "시간당 18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노코크 방식 조립 1라인에서는 티볼리&에어, 코란도, 코란도 EV, 토레스, 토레스 EVX가 생산되고 있었다. 조립 1라인에 들어서자, 마침 학교처럼 울린 종소리에 일제히 작업자들이 업무를 중단했다. 2시간 근무마다 10분씩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고 한다.

조립 1라인에서는 라인 위 차량 측면부에 붙은 녹색과 보라색, 주황색 컬러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여러 차종이 생산되는 만큼 작업 과정에서 혼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 전무가 23일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G모빌리티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 전무가 23일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차체 1공장에 들어서자 '엘리제를 위하여' 기계음이 귀에 꽂혔다. 유독 사람이 아닌 로봇이 많았다. 거대한 로봇팔이 한창 용접 작업 등을 벌이고 있었다. 차체 1공장은 자동차 골격인 보디를 만드는 곳이다. 코란도 이모션, 티볼리&에어, 토레스 보디 등을 만든다.

다른 공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좁은 탓에 복층 구조로 구성돼 작업이 진행됐다. 언더보디 라인에서 자동차 바닥을 만들고 사이드 LH·RH에서 좌·우측면을 만든다. 이후 메인 라인에서 결합한다. 만들어진 보디는 조립 라인 등을 거쳐 완성차로 탄생한다.

전기차 시장 성장이 주춤한 반면 하이브리드 시장이 뜨거워지자 KG모빌리티는 내년에 하이브리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각 라인에서 부하 없이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KG모빌리티 설명이다. 앞으로 나오는 신제품도 하이브리드를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사내이사로 추천돼 다음 달 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이 올라간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 전무는 작업자들이 직접 고객과 대면하지는 않지만, 제품을 통해 고객을 만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제품이 바뀌지 않고, 사람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지난해 흑자를 냈다. 새로운 방향을 잡은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사내이사 선임은) 주로 생산 분야에서 근무했는데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기여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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