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년 만에 하락, 자회사 '나우' 10년째 순손실
사장 올랐지만 지분 승계 아직…능력 입증해 후계 굳힐까
지난 2월 취임한 강준석(오른쪽 위) 비와이엔블랙야크 사장이 올해 고꾸라진 실적 회복, 자회사 수익성 개선 등 과제를 해결하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BYN블랙야크 본사 /우지수 기자·BYN블랙야크 |
[더팩트|우지수 기자] 오너 2세 강준석 비와이엔블랙야크 사장이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강 사장은 경영 키를 잡은 첫 해부터 실적 하락을 개선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팬데믹 이후 회복하던 실적이 지난해 다시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강준석 사장이 인수를 주도한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도 10년째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첫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와이엔블랙야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억6101만원으로 전년(2022년) 대비 8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353억원으로 11.1% 줄었다.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아웃도어 의류의 전성기가 끝난 지난 2013년부터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첫 영업이익 적자를 냈고 이후 3년간 영업이익 우상향을 이뤄냈지만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블랙야크그룹 창업주 강태선 회장은 올해부터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 일선을 맡겼다. 장남 강준석 사장은 지난 2월부터 비와이엔블랙야크 사장직에 앉았다. 강태선 사장의 누나 강주연 사장은 지난 2월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티아'를 전개하는 계열사 동진레저 사장이 됐다. 강주연 사장은 지난해 동진레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시작했지만 비와이엔블랙야크를 맡은 강준석 사장의 어깨는 무겁다.
강준석 사장은 비와이엔블랙야크뿐만 아니라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를 운영하는 자회사 나우인터내셔널 성적도 끌어올려야 한다. 나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15년 당시 강준석 글로벌사업본부 이사 주도 아래 약 162억원 금액을 들여 인수한 회사다. 공시에 따르면 비와이엔블랙야크는 지난해 말 기준 나우인터내셔널 지분 58.33%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하지만 나우인터내셔널은 인수된 이래 당기순이익 흑자를 한 번도 내지 못했다. 지난해 나우인터내셔널 당기순손실은 13억5000만원, 매출액은 7억9000만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당기순손실 37억원을 기록한 이래 규모는 줄었지만 꾸준한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10년간 누적된 순손실은 39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당기순손실 규모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내부적으로 천천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준석 사장은 비와이엔블랙야크 사령탑에 앉으면서 회사 경영 체제를 대폭 개편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경영전략본부와 브랜드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브랜드사업본부에는 휠라코리아, 한세엠케이, F&F 등 패션 브랜드를 거친 김익태 사장을 기용해 브랜드, 제품 혁신을 맡겼다. 강준석 사장은 경영지원본부를 중심으로 회사 미래 전략과 ESG 경영 등 청사진을 짤 예정이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블랙야크 매장을 방문한 한 고객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지수 기자 |
강준석 사장이 그룹 후계자 지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올해 경영 첫 성과가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야크그룹 오너 2세들이 그룹 계열사 사장직에 올랐지만 강태선 회장이 보유한 지분 승계 작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강 회장의 비와이엔블랙야크 지분은 84.96%다. 아내 김희월 씨는 5.83%를 보유하고 있다. 장녀 강주연 사장이 맡은 동진레저 경우 지분 100%를 강 회장이 갖고 있다. 강준석·강주연 자매의 경영 능력 입증에 따라 강 회장이 승계 시점을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블랙야크그룹 오너 2세들은 오랫동안 회사에서 실무를 겪어 왔다. 올해 동시에 사장 자리에 앉혀 경영 시험대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핵심 기업을 맡은 강준석 사장이 그룹 후계자라는 것이 정설이다. 올해 실적을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그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와이엔블랙야크 관계자는 "올해 두 개 본부 체제로 개편하면서 경영 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서는 브랜드 효율과 창의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현지 관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와 기술력을 알릴 수 있도록 세계 최대 스포츠 박람회 ISPO에 꾸준히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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