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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울리고 김준기 배 불리고…DB하이텍 향한 따가운 시선
입력: 2024.04.16 11:03 / 수정: 2024.04.16 11:03

DB하이텍 주가 곤두박질…소액주주 불만 고조
실적 부진에도 김준기 창업회장 연봉은 올라


김준기 창업회장이 경영 자문을 맡고 있는 DB하이텍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DB하이텍, DB그룹
김준기 창업회장이 경영 자문을 맡고 있는 DB하이텍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DB하이텍, DB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DB그룹 계열 반도체 제조사인 DB하이텍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도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고,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등기 임원인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급여는 1년 만에 9% 가까이 늘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과거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로, DB하이텍에서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DB하이텍은 2.38%(1000원) 하락한 4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52주 신저가를 경신, 4만원선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7만원대(4월 17일 기준 7만2100원)를 호가하던 DB하이텍이 상승 동력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4만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다른 반도체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등 대조적인 양상이 나타나는 점이 불만을 더욱 증폭시킨다. "차라리 상폐해라"는 격앙된 주주 반응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에 대해서는 매우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열린 DB하이텍 주주총회(주총)에서는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 관련 안건이 부결됐다. 그간 소액주주연대는 "반도체 업황에도 DB하이텍의 주가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자사주 소각과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회사 측에 주가 부양 대책을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자사주 소각 관련 정관 변경안이 부결된 후 4만6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대해 DB하이텍 관계자는 "순이익의 30%를 주주 환원에 사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순차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B하이텍이 주주들과 대립 구도를 형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가가 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던 지난해 3월, 팹리스(반도체 설계) 부문을 분사하는 물적분할안을 놓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회사의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당 안건은 주총을 거쳐 통과됐다.

성범죄를 저지른 김준기 창업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후 김준기 창업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세정 기자
성범죄를 저지른 김준기 창업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후 김준기 창업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세정 기자

일각에서는 주가 회복을 막는 악재성 이슈로 '오너의 일탈'을 꼽는다. 대표적으로 김준기 창업회장이 DB하이텍에 미등기 임원으로 머무르고 있는 것이 지목된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지난 2016~2017년 가사도우미와 비서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기업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며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2021년 4월 DB하이텍의 경영 자문으로 복귀해 논란을 빚었다. 경제개혁연대는 김준기 창업회장의 복귀에 대해 "최소한의 준법 감수성도 없는 부도덕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자격 미달' 지적을 받고 있는 김준기 창업회장은 심지어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DB하이텍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준기 창업회장은 지난해 회사에서 급여로만 34억원을 수령했다. 전체 이사 보수한도 40억원에 맞먹는 고액 연봉이다. 아들인 김남호 회장이 30억89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최창식 부회장은 보수 총액이 6억원을 넘지 않았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며 다른 경영진의 연봉이 줄었음에도 유독 김준기 창업회장의 급여만 전년 대비 8.8%나 늘어난 점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연결 기준 DB하이텍의 지난해 매출은 1조1578억원, 영업이익은 2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8%, 65.3% 급감했다. 이에 최창식 부회장의 경우 1년 만에 연봉이 반토막 났고, 김남호 회장도 약 15% 감소했다. DB하이텍 직원(1976명)의 1인당 평균 연봉도 500만원 정도 줄었다.

김준기 창업회장이 어떠한 기준에 의해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지, 또 실적 부진에도 어떻게 급여가 오를 수 있는지 등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는다. DB하이텍은 "임원 급여 기준에 따른 매월 지급액의 누적 지급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준기 창업회장의 연봉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매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요지부동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주총에서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불성실한 답변을 내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액 연봉 논란이 반복돼도 전혀 개선되지 않으면서 오너의 사적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회사 이미지가 나빠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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