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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父 회장보다 작년 연봉 '35배' 오른 이유
입력: 2024.04.09 11:16 / 수정: 2024.04.09 11:16

지난해 총 82억500만원 수령…중장기 성과 고려
연간 실적 하락에도 부녀 연봉 증가, 주주 배당금은 축소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가 지난해 전년 대비 하락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왼쪽 위)이 지난해 보수로 성기학 회장보다 많은 총 82억500만원을 수령해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영원무역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가 지난해 전년 대비 하락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왼쪽 위)이 지난해 보수로 성기학 회장보다 많은 총 82억500만원을 수령해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영원무역

[더팩트|우지수 기자] 노스페이스 등 브랜드를 국내 유통하는 영원무역그룹 성래은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가 그룹 회장이자 아버지인 성기학 회장보다 크게 늘어 주목된다. 성기학 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전년(2022년) 대비 1억4000만원을 더 받았는데, 같은 기간 성래은 부회장은 이보다 약 34.7배 많은 48억6000만원 올랐다. 경영 승계 구도가 정해진 영원무역그룹이 기업 미래를 책임질 성 부회장에게 보수를 더 줬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래은 부회장은 지난해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 두 곳에서 총 82억500만원 보수를 받았다. 전년 보수보다 48억6000만원(145.3%) 증가한 금액이다. 사내이사로 근무하는 영원무역에서 41억7000만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영원무역홀딩스에서 40억35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성기학 회장은 대표이사를 맡는 영원무역에서 지난해 19억8500만원 보수를 수령했다. 지난해보다 1억4000만원(7.5%) 올랐다. 성 회장은 지난 2016년 성래은 부회장에게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직을 넘겨준 이후로 영원무역홀딩스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성기학·성래은 부녀 보수를 정한 이유로 '중장기 기준 성과'를 내세웠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것이다. 영원무역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20년 대비 46%, 145%씩 증가했다.

이들 부녀의 영원무역 보수 차이는 비계량지표(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지표) 성과에서 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원무역은 사업보고서에서 성래은 부회장 비계량지표로 △리더십 △어려운 사업 여건 속 경쟁력 유지 △신성장 동력 발굴 △사업영역 확대 △순환경제 실현 △지속가능경영 강화 등을 설명했다. 성기학 회장의 비계량지표는 리더십과 사업 경쟁력을 유지했다는 점만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성기학·성래은 부녀는 영원무역 실적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를 더 받았다. 영원무역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6044억원, 영업이익은 6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8%, 22.6%, 감소했다.

영원무역 사업보고서에 임원 보수 기준으로 중장기 성과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2년까지는 사업보고서 기준 전년도 대비 실적 성장을 보수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임원 보수 기준을 이같이 정한 이유에 대해 영원무역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보수 산정 기준을 예년보다 더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설명할 부분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임원 보수를 정하는 규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은 지난달 29일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미래 신사업과 중장기 비전을 주요 경영 전략으로 설명했다. 이날 성기학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자동화, 신규공장 설립 등 신사업 투자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장기적 악조건 속에서도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영원무역 미래를 책임질 성래은 부회장의 경영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에 보수 차이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이 최근 신사업 발굴, 중장기 전략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며 "성래은 부회장이 성기학 회장보다 보수를 더 받은 것은 회사 미래 방향성을 정하는 데 부회장 역할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이 지난해 이사 보수액 한도 80억원을 꽉 채워 지급한 가운데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를 100억원까지 늘렸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영원무역 신관 2층에서 영원무역 제15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영원무역이 지난해 이사 보수액 한도 80억원을 꽉 채워 지급한 가운데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를 100억원까지 늘렸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영원무역 신관 2층에서 영원무역 제15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영원무역은 지난해 실적 하락에도 성기학·성래은 부녀 보수를 늘린 반면 주주 배당금은 축소했다. 영원무역은 2023년 결산 배당을 전년보다 200원 낮은 1주당 13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570억원으로 1년 사이 101억원 줄었다.

이에 더해 영원무역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임원진에게 지급할 수 있는 보수 한계치를 확대했다. 임원 보수 한도액을 기존 8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영원무역 측은 이사 보수 한도액 증액 이유에 대해 "경영진 역할의 중요성이 커져 보수 체계 수정이 필요하다"며 "보수 한도가 증액되더라도 영업상황과 성과 등을 고려해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이사진 보수 지급 한도를 꽉 채웠다. 한도액 80억원을 이사진 10명에게 모두 나눠 지급했다. 일반적으로 이사 보수 한도액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 여유 있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영원무역 역시 한도액을 꽉 채워 지급한 경우는 드물다. 영원무역은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던 지난 2021, 2022년에도 한도액을 다 채워 지급하지 않았다. 올해 영원무역이 이사 보수 한도액을 늘리면서 성기학·성래은 부녀의 올해 급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생겼다.

전문가들은 영원무역이 임원 보수, 배당정책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사 보수 한도액을 꽉 채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실적이 줄었는데 한계치까지 지급한 점도 일반적이지 않다"며 "경영 실적이 하락에 따라 배당금이 줄었다면 임원 보수도 줄어야 정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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