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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가 미래다②] 한국 기업, 지속가능경영 평가서 꼴찌…성장 발판 요건은?
입력: 2024.04.08 00:00 / 수정: 2024.04.08 00:00

ESG 세계적 트렌드…투자 규모 30조달러 웃돌아
미국·일본 등 선진국 ESG경영 협력업체로 뻗어나가


ESG 투자 규모가 30조달러를 웃돌고 있다. 앞으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용무 기자
ESG 투자 규모가 30조달러를 웃돌고 있다. 앞으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용무 기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2004년 거론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 기업들은 제도 정비와 투자로 ESG 정면 돌파에 나섰다.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둔 만큼 ESG의 날갯짓이 태풍을 몰고 왔다는 평가다. 이 태풍 속 ESG 주도권을 쥐고 선도하는 곳은 어디일까. 아울러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 <더팩트>가 ESG 현주소를 진단한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기업 지속가능성을 투자 결정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ESG는 기업과 주주가 공동으로 번영하기 위한 자본주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ESG는 지난 2004년 유엔글로벌콤펙트(UNGC)와 금융기관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지난 2006년 유엔이 제정한 '책임투자원칙'(PRI)에 반영된 데 이어 래리 핑크가 ESG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탔다. ESG를 투자 기준으로 쓰겠다는 것은 재무적 성과에 더해 환경보호 등 비재무적 성과까지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ESG 투자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30조 달러(5일 기준 4경506조원)를 웃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ESG 투자 규모는 지난 2012년 13조3000억 달러에서 2020년 35조3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022년 30조3000억 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ESG는 글로벌 기업 핵심 경영 축으로 읽히고 있는 만큼,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에서는 ESG경영 강화를 통해 다른 국가 기업들의 모범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은 선진국 ESG경영 행보를 따라가기 바쁜 모양새다. 대표적인 근거로 한국 기업의 ESG 성적이 선진국·주요 아시아국 중 꼴찌라는 데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국제사회의 ESG 대응과 한국의 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인 글로벌 ESG 평가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무디스의 평가를 활용해 산출한 한국 기업의 ESG 점수는 11.5점으로 18개국 가운데 꼴찌였다. 18개국 평균은 20.66점으로 한국 기업의 2배에 이른다. 영역별 점수에서도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17점), 중국(17점)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졌다.

KIEP는 "ESG평가 점수는 기업의 업력, 규모, 산업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그러나 이를 감안해 비교하더라도 한국 기업의 ESG 점수는 최하위를 기록했다"며 "다른 글로벌 평가사인 리프니티브 점수를 활용해도 한국 기업의 평가점수가 낮은 것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내 주요 상장사와 대기업도 선진국·주요 아시아국에 비해 낮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KIEP는 "한국 기업들의 ESG 점수가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며 "코로나19가 ESG경영을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 한 만큼, 국제기준에 부합하게 자발적으로 ESG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말로만 ESG경영을 외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기업 ESG 성적은 조사 대상 18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점수를 받았다. /정용무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기업 ESG 성적은 조사 대상 18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점수를 받았다. /정용무 기자

◆ 미국·일본·프랑스 등 ESG경영 선도 기업 사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사례' 연구보고서를 통해 선진국들의 ESG경영 행보를 소개했다.

미국 생활용품 기업 세븐스 제너레이션은 아마존 벤더(다품종 소량 도매업)로서 권장사항인 기후 서약 캠페인 활동에 동참했다. 캠페인 일환으로 아마존 플랫폼 내 신설된 지속가능성 인증제품 전용 코너인 'Climate Pledge Friendly'에 55개 제품 등록·판매 중이다. 미국 HP(컴퓨터 판매 기업)은 미국 내 여성·소수민족 소유 기업에 10억 달러(1조3400억원)를 투자했다. 제너럴모터스(자동차·트럭 제조 기업)은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오는 2035년까지 세계 공장을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하겠다고 했다.

일본의 메이지(식품 기업)는 삼림 파괴, 아동노동 근절을 위해 자사에서 지원한 지역 농가 카카오 콩만으로 100% 조달하고 있다. 일본 세븐&아이홀딩스(편의점 체인 운영)는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임원 급여에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반영, 2% 감축하면 5% 인상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에도 ESG 성공 모델로 꼽히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경력 단절·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교육·구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5300명을 교육해 80%가 이직에 성공하는 성과도 거뒀다. 파이트러스트(Phitrust) 투자기관으로부터 70만 유로(10억원)의 투자자금을 얻어내기도 했다. 소개한 기업들은 글로벌 차원에서 ESG경영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트라 관계자는 "미국·EU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선언하면서 협력 업체 전체로 ESG 경영기조 확산을 견인했다"며 "ESG 투자규모가 가장 큰 미국, EU를 중심으로 ESG 법제화 움직임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IEP는 한국 기업의 ESG 성장 제고를 위해 민간 ESG 확산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 정비, 대내외적인 소통·지원 활동 강화, 중소기업 대상 ESG 지원 활동 강화 등을 제안했다.

KIEP 측은 "정부나 규제 당국의 역할은 ESG 정보 공시나 ESG 투자를 강제하기보다는 이들의 자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과 투자자의 ESG 적용에 필요한 제도적 인프라를 정비하는 것에 방점을 둬야한다"며 "정부와 기업 모두보다 적극적인 ESG 활동을 제고하기 위한 대외적인 소통과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먼저 ESG 컨설팅 활동을 제공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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