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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인도네시아 KB뱅크' 정상화 이뤄낼까
입력: 2024.04.02 00:00 / 수정: 2024.04.02 10:09

'KB부코핀은행→KB뱅크' 브랜드명 변경
지난해 2612억원 순손실로 적자행진 이어가


인도네시아 KB뱅크는 지난해에도 순손실 2612억63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KB뱅크는 지난해에도 순손실 2612억63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KB국민은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이 최근 'KB뱅크'로 새출발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당시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부코핀은행은 지난달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쓰는 은행의 이름과 로고도 'KB뱅크'로 변경했다.

기존에 널리 알려졌던 부코핀이라는 이름을 제외하고 KB 브랜드만을 내세워도 현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KB뱅크'로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브랜드 변경으로 고객에게 더욱 신뢰를 얻고 선도적이며 사랑받는 'KB'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브랜드명 변경을 두고 KB뱅크를 정상화 시키기 위한 양종희 회장의 굳은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부실에 빠졌던 부코핀은행의 이미지를 대신해 'KB'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앞서 양종희 회장은 취임 전부터 KB뱅크 정상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등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 왔다.

당시 양 회장은 "국내에서도 부실회사를 인수해서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시기에 부실 회사를 값싸게 인수해 더 어려움이 있었다"며 "현재 전반적인 지배구조,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점포에 새 인력을 배치하고 IT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KB뱅크는 아직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KB뱅크는 KB국민은행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마련한 현지 상업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7월 KB뱅크의 지분 22% 취득을 통해 2대 주주가 됐으며 지난 2020년 9월 추가 지분인수를 통해 67%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취득하게 됐다. 이후 2021년 11월과 지난해 5월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최종 66.88% 지분을 확보했다.

KB국민은행이 KB뱅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이 KB뱅크 지분 22%를 인수한 금액은 1164억원이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지난 2020년에는 2번의 유상증자로 각 439억원과 2527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지난 2021년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935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7091억원을 투자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취임 전부터 KB뱅크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더팩트 DB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취임 전부터 'KB뱅크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더팩트 DB

1조6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KB뱅크는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KB뱅크는 지난해 순손실 2612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순손실 2725억원, 8021억원을 냈다.

다만 증권가에선 부코핀 은행의 빠른 적자폭 축소 움직임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설용진 SK증권연구원은 "생각보다 적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경기라든지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 내년까지 계획대로 정상화 작업이 이뤄지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은 올해를 인도네시아 KB뱅크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사업 고도화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 측은 올해 KB뱅크 정상화를 위해 Wholesale(도매) 중심의 우량대출 확대로 안정적 영업기반 확보와 시장 신뢰 회복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SME·리테일 부문 신규여신 확대로 수익성을 강화한 성장을 추진하며, IT인프라 개선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 추진 및 차별화된 경쟁력 보유한 디지털 채널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 강화, 부실여신 감축 추진을 통한 건전성 개선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 정상화를 위해 부실채권 대량 매각, 부실여신 회수를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7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리테일과 SME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는 건전성 악화와 시장금리 급등으로 인해 순이자수익이 감소했으나, 부실여신 감소와 신규 여신 유입으로 올해는 적정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에 글로벌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KB뱅크의 조달비용도 낮아지기 때문에 수익성 회복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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